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서 100억달러에 이르는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중간선거 참패를 경제 세일즈 외교로 만회에 나서면서 거둔 첫 성과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 아시아 순방 첫 방문국인 인도의 뭄바이에서 미국 · 인도 비즈니스위원회에 참석해 인도와 100억달러에 달하는 20개의 무역거래를 성사시켰다고 소개했다. 마이클 프로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은 "이는 미국 내에서 5만40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들 계약 가운데는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가 인도의 스파이스항공에 737제트여객기 30대를 공급하는 77억달러 상당의 계약도 포함돼 있다. 군수 및 민수 모두에 사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dual use) 품목 수출 통제를 완화해달라는 인도의 숙원이 풀린 것이다. 미 행정부는 인도가 1998년 핵실험을 하자 군수물자로 전용될 수 있는 상품 수출을 통제해왔다. 최근 양국이 민간 핵협정에 서명하면서 수출 통제는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연간 600억달러에 달하는 양국 간 교역 규모를 키워나가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 맞먹는 주요 2개국(G2)으로 급성장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적극적인 세일즈 행보는 지난 2일의 중간선거 결과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빠른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 없이는 2012년 재선 승리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출시장 개척에 앞장선 것은 미국 내 유권자들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뭄바이 연설에서 "(수출은)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