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 D-3] "환율합의 어기면 동료국들 압력 있을 것"
이명박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최대 현안인 환율 문제와 관련,"합의한 사항을 일부 국가가 정확하게 준수하지 않는다면 동료 국가들의 압력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난 6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발행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G20 재무장관 회의 때 경상수지 불균형 문제에 대한 합의를 이뤘고 (이번 주) 서울에서 정상들과 만나 '예시적 가이드라인'에 합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코엑스 회의장을 찾아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등 G20 정상회의 준비에 힘을 쏟았다.

◆美 하원 한 · 미 FTA 지지 확신

이 대통령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인 환율,개발 문제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환율 문제와 관련,"G20에서 도출되는 합의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며 "따라서 회원국들은 자국의 이해에 맞는 정책을 선택할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대통령은 "모든 회원국이 지난 수개월간 이 문제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를 했다는 점은 바로 이들의 약속(이행 의지)을 반영한다"며 "(G20) 회원국 간에 협력하지 않으면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할 것이라는 우려를 공동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완화(60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 공급) 조치는 전 세계 환율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지만 다른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했다기보다는 자국 내의 매우 더딘 경제 회복에 긴급함을 느낀 측면이 더 크다"고 말했다. 양적완화 조치로 인한 '핫 머니' 유입 대책과 관련,"과도한 변동성을 완화시키고 금융시장에서 안정을 이루도록 하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견고한 미국 경제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다른 국가의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 · 미 FTA와 관련한 최종 합의사항을 발표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되길) 원한다"고 답했다. 또 "중간선거로 미국 하원 구성에 변화가 있었는데 어느 당이 다수석을 차지하든 관계 없이 하원이 한 · 미 FTA를 지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관계에 대해 "우리의 목표는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중대하고 실질적 변화를 달성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 일부에서 남북한을 혼동하는 일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개인적으로 남한이 코리아(Korea)이고 북한이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용적으로 얘기할 수 있도록"

이 대통령은 주말 내내 G20 정상회의 준비에 매달렸다. 코엑스 현장 방문에 이어 7일엔 연설문안 다듬기 작업과 함께 이번 주 있을 예정인 '릴레이 정상회담' 대비를 했다.

코엑스 회의장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정상라운지,정상회의장,업무오찬장,기자회견장,경호안전종합상황실 등을 차례로 돌아보면서 집기,실내 장식,각국 정상들의 동선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부족한 점은 시정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라운지에서 소파와 탁자가 실용성이 없고 거리가 너무 떨어져 대화하기 힘들다고 지적하면서 "너무 디자인 위주로 하지 말고 실용적으로 얘기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 이어 용이 그려져 있는 자기 화분을 발견하자 "서양 사람들이 볼 때는 중국 것처럼 보이지 않겠느냐"며 청자나 백자로 교체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