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2004년 출발한 CJ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의 대표적인 성공작이다. 5년 전 4억여원을 들여 만든 뮤지컬 공연이 월 1억8000만~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캐시카우'가 됐다. 서울에서만 누적 매출 80억원,지방 순회공연을 포함하면 85억원을 넘는다. 제작사 측은 연말까지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익률은 30%에 달한다.

뮤지컬 마니아들에게나 알려졌던 창작극 '김종욱 찾기'는 이제 공연계에서 창작 콘텐츠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리스크 줄이고 마케팅은 극대화

CJ엔터테인먼트는 공연사업부를 설립한 직후부터 자체 콘텐츠를 찾아 나섰다. 실력있는 신인이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찾아 여러 쇼케이스를 돌아다닌 끝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발표회에서 '김종욱 찾기'를 발굴했다. 당시 학생이던 원작자 장유정씨 등과 계약을 맺고 2006년 6월 대학로 예술마당(1관)에서 초연했다. 자체 창작 공연물 1호였다.

그해 7월 말까지 한 달 반 정도 공연하려던 계획은 관객 반응이 뜨겁자 3개월로 늘어났다. 이때 이미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 240석의 소극장 작품이었기에 가능했다. 일종의 테스트를 마친 제작사는 12월에 6개월짜리 재공연에 돌입했고 2007년 10월부터는 아예 상설 공연으로 전환했다.

이 작품은 첫사랑을 잊지 못하던 한 여자가 '첫사랑찾기주식회사'를 찾아오며 벌이는 모험담이다. 20명의 역할을 혼자 담당하는 '멀티 맨'의 감초 연기가 로맨틱한 줄거리와 어우러져 끊임없이 폭소와 감동을 자아낸다.

5년째 '롱런'하는 비결은 작품성 이외에도 발빠른 마케팅 전략에 있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고객들의 참여와 관심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여성 뮤지컬관객 1000명을 대상으로 '첫사랑하면 떠오르는 뮤지컬 배우'를 설문조사했고 오만석 · 엄기준 · 신성록 · 김무열 등 스타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첫사랑을 연상시키는 분홍색이나 여심을 자극하는 광고 문구도 적극 활용했다.

공략층은 여성 마니아 뮤지컬관객에서 점차 20~30대 남녀로 넓혀갔다. '사랑이 이뤄지려면 꼭 봐야할 데이트 뮤지컬'이라는 카피가 90% 이상 여성에 편중됐던 관객층을 넓혔다. 지금은 남성 관객 비중이 40%나 된다.

올해에는 관객 100명을 뽑아 배우 오디션에 프로듀서로 참여시킨 '슈퍼스타 김'과 배우 체험캠프 등을 열었다. 관객 참여를 '체험'단계로 심화시킨 예다. 배우는 3개월 단위로 새로 뽑고 멀티 맨 캐릭터는 지루하지 않도록 수시로 변화를 줬다. 세트가 전혀 없던 무대도 세 차례 보완했다. '김종욱 찾기'는 지난달 말까지 서울 1524회,기타 지역 247회 등 1771회 공연됐다. 누적 관객 수는 36만명이다.

◆소설 · 영화까지…원 소스 멀티 유스

약 4년 반 동안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상설 공연(오픈 런) 중인 '김종욱 찾기'는 올 연말부터 서울 삼성역에 있는 KT&G 상상아트홀(340석)에도 진출한다. 오는 16일부터 내년 2월6일까지 2개관에서 공연하게 된 것.제작사 측은 뮤지컬팬을 100만명으로 추산할 때 아직 10년 이상 더 공연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달 중에는 소설이 출간되고 다음 달에는 영화 '김종욱 찾기'도 개봉된다. ㈜수필름이 제작을 맡고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와 배급에 나선다. 임수정 · 공유 등 유명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았다.

김준희 공연사업부 투자기획팀장은 "국내 창작 뮤지컬 중 5년간 30%의 수익을 낸 작품은 없는데 이는 늘 새로운 것을 원하는 관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 덕분"이라며 "이제 10여편으로 늘어난 자체 콘텐츠들의 부가가치를 다양한 형태로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