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이 경유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남부지역에서는 2000여개의 민영 주유소가 팔 경유가 없어 문을 닫았고 대부분의 주유소들은 제한 급유를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유를 구하려는 차량들로 주유소마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8일 보도했다.

저장성 장쑤성 광둥성 등에서는 많은 주유소들이 '경유 품절'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그나마 경유를 파는 주유소는 차량 1대당 100~300위안어치만 팔고 있다. 이 때문에 차량들이 주유를 위해 3㎞ 이상 줄을 선 광경도 목격됐다.

경유 파동이 난 것은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었는데도 정유 공장들이 생산비용 증가를 이유로 감산을 하거나 생산을 아예 중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유공장들은 대부분 8~9월에 설비를 보수한다. 그러나 이 기간에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생산원가가 뛰자 보수가 끝난 뒤에도 생산을 계속 중단한 정유공장이 많았다. 또 대형 태풍으로 원유 수입도 차질을 빚었다. 현재 경유 도매가격은 t당 7800위안으로 소매가격 7475위안보다 높게 형성돼 소규모 민영 주유소들은 아예 경유를 팔지 않고 있다고 상하이증권보가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특히 경유 파동의 배후로 중국의 무리한 에너지 절감 정책을 지목했다. 중국 정부는 11차 5개년계획(2006~2010년) 수립 당시 단위 국내총생산(GDP)당 에너지 소모량을 20%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9월 초부터 광시 광둥 장쑤 저장 등지의 일부 기업에 제한 송전을 실시 중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경유로 가동되는 발전기를 잇따라 구입하고 있다. 장쑤성의 한 농산물가공 수출기업 책임자는 신경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달에 필요한 전기의 40%만 공급받는 실정"이라며 "이 때문에 20만위안을 주고 경유용 발전기를 사서 생산용 전기를 만든다"고 말했다. 장슈페이 시노펙 린하이 지사장은 "지난달 린하이 지역의 경유 사용량은 9월에 비해 19% 늘었다"며 "기업들이 경유 발전기를 이용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경유 파동이 심화되자 중국 정부는 이달부터 경유 공급량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시노펙과 페트로차이나 등은 원유 수입량을 늘리고 월 경유 공급량을 기존의 63만t에서 85만t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