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스키는 '극장 박물관'이 아니다. 250년의 전통은 젊은 안무가와 무용수들에 힘입어 새로워지고 있다. "(유리 파테예프 마린스키발레단 감독)

"발레는 발과 다리의 예술이지만 마린스키발레단은 손과 팔 동작,머리와 상체를 많이 쓰고 포즈를 상당히 중시한다. 볼쇼이와의 차이점을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발레리나 울라냐 로파트키나)

모스크바 볼쇼이에 앞서 러시아 발레의 토대를 닦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옛 키로프)발레단이 6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9~14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지젤'(9~10일)과 '백조의 호수'(12~13일),'발레 갈라'(14일)를 총 5차례 선보인다.

'지젤'과 '백조의 호수'의 명성은 마린스키발레단에서 시작됐다. 볼쇼이가 차이코프스키에게 작곡을 요청한 '백조의 호수'는 1877년 율리우스 라이징어 안무로 무대에 올렸으나 초연에서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18년 후 마리우스 프티파와 그의 조수 레프 이바노프가 새롭게 안무한 작품이 마린스키극장 무대에 오른 뒤에야 세계적인 명작으로 각광받았다.

실연의 아픔 속에서 죽음을 맞는 시골소녀의 사랑을 그린 '지젤'도 마린스키의 고전 발레 레퍼토리의 대표작이다. 전 세계 무대에 올려지는 '지젤'의 안무 대부분이 마린스키 버전으로,순수하면서도 감성이 충만한 스타일이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밴쿠버올림픽 폐막공연에도 출연했던 러시아의 국보급 무용수 울라냐 로파트키나가 오데트(백조의 호수)로 나선다. 러시아의 인민예술가인 그녀는 세계 최고의 백조 무용수로 꼽힌다.

1991년 마린스키발레단 산하 발레학교인 바가노바 아카데미에서 유학한 후 동양인 최초로 15년간 마린스키 단원으로 활동해 온 유지연씨도 갈라쇼에서 '빈사의 백조'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마린스키에서 활동하는 유씨의 고별무대이기도 하다.

이 밖에 알리나 소모바,다닐 코르순체프,블라디미르 시클리아로프,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등 마린스키의 간판 스타들이 대거 참여한다. 갈라쇼에서는 '스코틀랜드 심포니''인 더 나잇''파키타' 등을 공연한다. 3만~25만원.1577-7766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