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들이 해외 천일염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국내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하고 나트륨 함유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가격 경쟁력도 있어 해외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풀무원은 전남 신안군 신의도 갯벌에서 채취한 '토판(갯벌 흙을 다진 판) 천일염' 제품을 8일부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풀무원은 전체 천일염 생산량의 1~2% 정도에 불과한 전통 채취방식의 토판 천일염을 통해 해외시장을 파고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토판염은 보통 장판 위에서 작업하는 일반 천일염과 달리 미네랄 함량이 더 높고 쓴맛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라며 "이 제품은 해외에서 최고급 천일염으로 통하는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보다 품질 경쟁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숨쉬는 갯벌'이라고 이름 붙인 이 제품의 친환경적인 특징을 앞세워 미국과 독일 등의 시장에 나가기 위해 현지 유통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국내 레스토랑의 유명 요리사들을 통해 품질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신안군에서 완공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천일염 생산시설을 앞세워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러시아 시장엔 '다시다'라는 브랜드를 통해 천일염을 수출할 예정이다. CJ는 이를 위해 다시다 수출 및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러시아 식품업체 KBG사와 천일염 수출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 회사는 또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일본 소금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최근 일본 식품소재 전시회(IFIA)에 천일염 제품 '오천년의 신비'를 출품하는 등 제품 알리기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현지 자회사인 애니천을 통해 국내 천일염을 프리미엄 소금으로 키울 예정이다.

신안군에 대규모 천일염 시설을 갖춘 대상도 해외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이 회사는 자사 천일염 제품인 '3년묵은 천일염' 등을 해외 시장에 알리기 위해 지난 9월 홍콩 식품박람회에 출품하는 등 올해에만 미국 중국 일본 등 6개국 식품전시회에 참가했다. 올해 국내외 시장에서 6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이 회사는 내년에 토판 천일염도 내놓아 2015년엔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국내 식품업체들이 이처럼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현재 국산 천일염 가격은 게랑드 소금의 100분의 1에 불과하고 갯벌 천일염으로서의 뛰어난 장점도 해외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광물로 분류됐던 천일염은 2007년 말 식품에 편입된 뒤 작년부터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으며,업계에선 올해 국내 천일염 시장을 1000억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