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중동계 최대 가전회사인 엔텍합인더스트리얼그룹(EIG)이 대우디스플레이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IG는 대우일렉의 영상(TV)사업부문을 떼어내 설립된 대우디스플레이를 인수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적극 검토 중이다. EIG 관계자는 "대우디스플레 직원이 800여명에서 150여명으로 줄어 슬림화된데다 작년 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경쟁력이 향상됐다"며 "대우디스플레이가 대우일렉의 전세계 15개 해외법인들의 영업망으로부터 수주를 받아 생산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등 대우일렉 채권단은 대우일렉 재무구조개선 차원에서 작년 냉장고 · 세탁기 · 주방기기 등 백색가전 사업만 남기고 영상(TV) · 에어컨 · 청소기 · 소형모터 등 4개 사업부를 모두 매각했다. 대우디스플레이는 대우일렉의 전직 직원들이 최대주주다.

우리은행 등 24개 대우일렉 채권금융회사는 지난 7일 EIG와 대우일렉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산업은행 광주은행 신한캐피탈 KTB자산운용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나선 EIG는 5777억원에 대우일렉을 인수하기로 했다. 대우일렉은 1999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지 11년만에 3차례의 매각 실패를 거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EIG 관계자는 "대우일렉의 사명 및 브랜드가 유지될 것"이라며 "사업구조 개편이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일렉의 새주인이 된 EIG 측은 중동지역 해외 경영을 맡고,현재 경영진(상근)은 유임될 전망이다. EIG는 이달 중 주주총회를 소집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감자(자본금 감축)를 진행하고 2012년 상반기 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