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400달러를 돌파했다.은도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백금 대용으로 쓰이는 팔라듐도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에 거래됐다.

AFP통신은 9일 “런던귀금속시장에서 글로벌 금값이 장중 한때 온스당 1407.2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보도했다.

런던시장에서 8일(현지시간) 오후 5시20분께 온스당 1403.88달러로 1400달러를 돌파한 금값은 10분 만에 온스당 1407.20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2000년대 초반 온스당 200달러 선에서 국제 금시세가 형성됐던 것을 고려하면 10년 만에 7배나 뛴 것이다.

금값이 이처럼 폭등세를 보인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차 양적완화’ 조치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 헤지 수단으로 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국제 금값은 지난주 수요일 미 연준이 양적완화 조치 사항을 공개한 이후 6%나 상승했다.

여기에다 투기를 노린 투자 수요까지 겹치면서 금값이 급등세를 타고 있다.주요 헤지펀드들은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금 사재기에 나섰다.엎친데 덮친격으로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새로운 금본위제 도입을 고려해보자”고 주장한 점도 금값 인상에 영향을 줬다.대다수 전문가들은 졸릭 총재의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며 비판했지만,금 시장에선 수요 촉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값 상승세는 당초 예상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지난달 골드만삭스와 주요 귀금속 전문업체들이 연내에 금값이 온스당 14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한지 채 한달이 안돼 1400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당시 영국 귀금속 전문 컨설팅사인 GFMS의 폴 워커 최고경영자(CEO)가 “저금리와 유럽 재정위기 및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금 투자 수요가 강한 상태를 이어져 금값이 연말까지 온스당 14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골드만삭스도 3개월 내에 1400달러,6개월 내에 1525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예상보다 빠른 금값 급승에 대해 수키 쿠퍼 바클레이즈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중기적으로 양적완화 조치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귀금속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분석했다.미구엘 페레스 산탈라 헤라이우스귀금속 부사장은 “투자자들이 귀금속 매집 외에 뾰족한 인플레이션 대책이 없다고 판단하는 만큼 당분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이나 백금 등 다른 귀금속도 초강세를 보였다.이날 은 가격은 온스당 27.64달러로 하루새 3.2% 상승했을 뿐 아니라 30년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백금 대용으로 사용되는 팔라듐 가격도 3.4% 오른 온스당 710.72달러에 거래됐다.팔라듐 가격이 온스당 7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01년 4월 이후 처음이다.백금은 전일대비 소폭(0.1%) 하락한 온스당 1764.49달러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