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황창규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은 9일 “미래 사회는 글로벌화 심화,고령자·여성 등 신흥 거대인구 집단의 부상,자원·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협,융·복합화 기술 확대 등 4개의 트렌드가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9일 말했다.

황 단장은 이날 지경부 주최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테크플러스 2010’ 포럼 연설에서 ‘산업기술 혁신 비전 2020’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이같은 거대 트렌드에 따른 미래 사회의 특징으로 건강한 세계,똑똑한 세계,환경친화적 세계,공동 번영하는 세계를 제시했다.

황 단장은 앞으로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려면 ‘발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니라 ‘선도자(first mov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과거 선진국을 따라잡는 방식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 사회 변화에 대비한 한국 산업의 발전 전략과 관련,황 단장은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신기술의 거대 산업화라는 해법을 제시했다.서비스 로봇과 탄소기반 소재,온라인·모바일 게임,천연 의약물,가정용 의료기기,유전자 분석이 그가 꼽은 대표적 신기술이다.또 원전 플랜트와 고속철,고부가가치 선박,전기자동차,스마트 그리드(지능형전력망),실감형 스마트TV,개인정보기기,모바일 반도체,차세대 디스플레이,에코스틸은 주력산업 분야에 속한다.

황 단장은 이들 산업을 ‘선도자’로 이끌기 위해서는 세가지 도구를 활용한 ‘더 원(the one)’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그가 말하는 세가지 도구는 △제품뿐 아니라 기술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정보기술(IT) 나노기술(BT) 등 기술단계부터 화학적 결합을 통해 새롭고 획기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초기단계 융합’△선진 기술을 자석처럼 국내로 끌어들이는 ‘혁신 마그넷’이다.

황 단장은 토털 솔루션 사례로 아랍에미리트(UAE)에 40조원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한 것을 들었다.동의보감 사상의학 등 우리 고유의 한의학 데이터베이스에 첨단 과학을 접목한다면 세계 최고의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초기 단계 융합 사례로 제시했다.국내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TV 분야는 혁신 마그넷 사례로 분류했다.

황 단장은 “휴머니 테크(humani tech)로 미래 먹거리 창출이 필요하다”며 “선조가 물려준 DNA인 ‘융합’을 기반으로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사람 중심의,사람을 감동시키는 기술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그는 “고려청자 금속활자 거북선 한글 천자총통에서 볼 수 있듯 우리는 기존의 것을 계승해 새롭게 융합하고 응용하는 능력이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며 “그점에서 세종대왕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융복합 인재”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