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6000억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한 뒤 증시가 밋밋한 흐름을 보이자 전문가들은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바라볼 정도로 많이 오른 만큼, 변동성이 커질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조정이 와도 그 폭은 미미할 것이며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지금은 기간조정 기간"이라고 정의한 뒤 "만약 지수가 뒤로 밀리면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스권 안에서 당분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큰데, 내리면 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조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라는 표현을 많이들 하는데 실제 유동성이 늘어나서 증시가 오른 게 아니라 유동성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에 증시가 상승한 것"이라며 "앞으로 통화량 증가 부분을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의 설비투자, 차입 등이 실제로 늘어나 통화량이 증가하고, 여기에 제조업 지수가 반등을 하면 지수는 더 오를 명분이 있다"며 "실제 일부 제조업지수는 터닝을 하고 있는 게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환율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연말 북미의 쇼핑시즌에 소비가 살아나면 시장은 더욱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고 감소가 기대되는 IT(정보기술) 관련주, 통화 확대로 인한 인플레의 수혜주로 꼽히는 화학과 에너지 관련주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조정이 나타나야 할 시기에 시장이 탄탄하게 가는 것은 그만큼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라며 "당장은 큰 이슈가 없어 시장이 밋밋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지만 이달 중후반께부터 상승 랠리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면 당연히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 조선, 화학, 유통 등의 업종 주식을 사는 게 맞다"며 "여기에 금융주도 주도주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은행주의 경우 경기선행지수 반등 시 가장 크게 오를 수 있다"며 "부동산 경기도 바닥을 찍고 내년 이후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 현재 시장 대비 30% 가량의 디스카운트(할인)가 해소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