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뷰티 제품 전시회인 '파리국제미용박람회(MCB · Mondial Coiffure Beaute)'가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베르사유전시회장에서 8일(현지시간)까지 사흘 동안 열렸다. 헤어 제품 제조사,미용실 기계 및 이 · 미용기 회사,미용 학원과 헤어 살롱 등 각 분야 헤어 산업 종사자 약 7만5000명이 참가해 5만1000㎡ 규모의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60개국 500여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업체들은 각 부스에서 다양한 헤어쇼를 선보였다. 세계 1위 뷰티 · 헤어제품 업체인 로레알은 오트쿠튀르(예술성을 지닌 고급 패션)를 컨셉트로 우아하면서도 실험적인 스타일을 제시하는 쇼를 펼쳤다. 웰라프로페셔널은 그레이,레드,브라운,블론드,블루블랙 등 내년에 유행할 헤어 컬러를 선보였으며 염색 과정을 시연하기도 했다. 타카라벨몬트는 헤어 디자인 경연대회를 열면서 한켠에선 헤어스파 체험 서비스를 제공했다.

예전엔 시각적인 효과를 중시한 헤어제품이 주류를 이뤘지만,이번 박람회에선 화학 성분을 배제하고 자극을 줄인 제품이 많았다. 로레알프로페셔널은 암모니아를 함유하지 않아 냄새가 없고 두피 자극이 덜한 염색약 '이노아'를 내세웠다. 퍼룩시스템의 염색제 'CHI 아이오닉'도 암모니아를 함유하지 않았다. 에드윈 홉스테드 퍼룩시스템 마케팅매니저는 "모발 깊숙이 약이 침투하지만 염색 중에도 모발 산성도가 일정하다"고 설명했다.
모발 보호와 스타일링이 동시에 가능한 제품도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워드 바그너 웰라프로페셔널 글로벌디자인담당은 "실크 성분이 모발을 보호해 주는 '벨벳 앰플리파이어'를 내년 1월 유럽에,내년 7~8월 아시아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헤어 브랜드인 세바스찬 관계자는 "고객은 많은 제품보다는 똑똑한 제품을 적게 쓰길 원한다"며 열에 손상된 모발을 보호하고 스타일링이 가능한 '트릴리언트'를 추천했다.

로레알은 미래형 살롱으로 △에너지 소비량을 절반으로 낮춘 친환경 살롱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을 위한 '스포츠 그루밍 바' △20유로로 20분 안에 스타일을 바꿔주는 여성 전용 드라이바 '스타일 미닛 랩'을 선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알렉산드르 체베리코브 로레알코리아 전무는 "1년에 한 번 이상 염색하는 한국 여성이 25~30% 수준에 불과해 염색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파리=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