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값 급락…삼성·LG "감산 않고 점유율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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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3 두 달 새 35% 떨어져…삼성 "경쟁사 감산 신경 안 써"
LCD가격도 7개월째 내리막…LG디스플레이, 가동률 90% 유지
LCD가격도 7개월째 내리막…LG디스플레이, 가동률 90% 유지
"어려움은 상대적인 것이다. 오히려 경쟁업체와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
조수인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담당 사장이 최근 사내 언론인 미디어삼성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구상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다. 4분기에도 계속될 D램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에도 공격적 시장 공략을 멈추지 않겠다는 얘기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도 "공급과잉 시기는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3분기 가격 하락기를 틈타 세계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점유율을 2%포인트 이상 높인 공세를 4분기에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이다.
반도체와 LCD 등 전자 부품가격 급락이 6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일본 대만업체들이 잇따라 감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가격하락을 막고 채산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에서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은 적극적 공세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치킨게임 재연되면 조기에 끝낸다
일본 엘피다는 지난주 이례적으로 반도체 감산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D램(DDR3 1Gb 기준) 가격이 두 달 만에 2.3달러에서 1.5달러대로 34.7% 떨어진 데 따른 충격 때문이다. 반도체 가격이 더 떨어져 팔면 팔수록 손해보는 상황은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엘피다 감산에 대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동수 부사장은 "반도체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공장 신설도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감산보다는 점유율 확대 전략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앞선 공정기술이 있어 가능하다. 현재 삼성은 40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제품이 전체의 50%를 넘어서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를 제외한 해외 업체들은 이제 막 40나노 공정을 시작하거나 50~60나노 공정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 가격인 1.5달러선은 50나노 공정으로 만든 제품의 원가 수준이다. 60나노 공정을 중심으로 한 대만업체들은 대부분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여기서 더 떨어지면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업체는 삼성과 하이닉스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이 감산을 하지 않으면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공급 물량을 더욱 늘려 치킨게임을 조기에 끝내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치킨게임을 질질 끌다가 다른 업체들에 회생의 기회를 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전 부사장이 "가격이 내려가는 속도는 둔화될 것이나 50나노까지 감산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CD도 감산은 없다.
LCD 시장에서도 한국기업들의 공격적 전략이 계속될 전망이다. 급격한 가격하락과 재고 부담 등으로 체력이 바닥난 대만,일본 후발업체들이 먼저 가동률을 대폭 낮추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90% 이상의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시장 지배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국내 업체들은 한 분기 만에 다시 세계 LCD 시장 점유율 50%선을 회복하며 지배력을 확대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27.6%,LG디스플레이 24.3%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한국업체들의 점유율 합계는 51.9%로 2분기 49.2%에서 다시 50%선 위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반면 대만 치메이이노룩스(CMI)는 3분기 2.4%포인트,일본 샤프는 0.8%포인트 점유율을 잃었다. LCD 가격이 7개월째 하락하는 불황 국면에서 선 · 후발 업체간 격차가 확대된 셈이다.
40~42인치 TV LCD 패널 가격은 지난 4월 340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7개월 연속 하락,이달 들어서는 26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김용준/김태훈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