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유동성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부각된 데다 펀드환매 규모도 다시 커져 상승 탄력이 무뎌지고 있다.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및 옵션만기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일단 지켜보자는 투자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오늘 한국증시는 보합권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05포인트(0.26%) 오른 1947.46으로 거래를 마쳤다.지난 4일 기록한 연중 고점인 1942.50을 3거래일 만에 뛰어넘었다.지난 2007년 12월6일(1953.17) 이후 2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시가총액도 1080조 229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연고점을 경신하기는 했지만 온종일 1940선을 중심으로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해 상승 탄력이 둔화된 양상이다.유럽 부채 문제 재부각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외국인들이 오전에 순매도세를 이어가며 지수는 한 때 1935선까지 밀리기도 했다.이후 개인들의 꾸준한 매수세에 힘입어 지수는 반등에 성공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개인이 586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연기금도 381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외국인은 6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서 320억원을 순매도했다.프로그램 매매는 차익,비차익 모두 매도 우위로 전체적으로 410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3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한 KT가 3.5% 오르는 등 통신주들이 동반 상승했다.기계(1.62%),의료정밀(1.56%) 업종도 상승 폭이 컸다.유럽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로 은행업종은 1.09%,전기전자업종도 0.63% 하락했다.코스닥지수는 외국인(-138억원)과 기관(-89억원)이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전날보다 1.54포인트(0.29%) 내린 526.93으로 마감했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으로 다시 풍부해질 글로벌 유동성은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풍부한 유동성이 모두 주식시장으로 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고수익을 노리는 자금이 증시로 몰릴 가능성은 높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최근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970억원을 순매수했다.이런 흐름은 2차 양적완화 효과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유럽 재정위기 문제는 지난주 러시아와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유럽 중소국가들의 국채 매입을 중단하기로 발표하고 아일랜드 정부가 발표한 재정지출 감축 및 증세안에 대해 유럽연합(EU)이 검토에 착수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하지만 이미 지난 5월 유럽 재정위기가 크게 부각될 당시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직매입에 나서기로 결정한 만큼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단기적인 변동성은 커지겠지만 유동성의 힘으로 장기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이유다.
하나대투증권은 하반기 40나노 공정 비중 확대로 추가적인 원가 절감과 출하량 확대가 예상되는 하이닉스를 중장기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리니지2를 업데이트 하면서 부분 유료화 정책을 도입한 엔씨소프트도 추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단기적으로는 ‘대물’ ‘자이언트’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콘텐츠를 보유한 SBS콘텐츠허브를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멜파스를 신규 추천했다.중국식품포장과 차이나그레이트는 차이나리스크 대두를 이유로 추천 종목에서 제외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