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내 증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투자자들의 눈치보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수 고점에 대한 부담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연중 최고점을 다시 경신하며 1950선에 바짝 다가섰다. 외국인이 엿새만에 순매도로 태도를 바꿨지만, 개인과 기관이 공백을 메우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상승폭은 0.26%로 크지 않아 투자자들의 관망심리를 대변했다.

미국 증시가 이틀째 조정을 받은 점도 외국인 매수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경제지표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차익실현 매물과 유럽경제에 대한 불안감에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0.53% 내렸고, 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81%와 0.66% 밀렸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옵션만기와 G20 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상승추세는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국가들에 대한 우려는 이벤트와 맞물려 쉬어가고 싶었던 투자자들에게 좋은 빌미를 줬다"며 "이벤트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되면 자금은 다시 이머징 시장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신흥아시아 증시의 강세는 단순히 유동성의 힘만이 아니라,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도 당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도한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의 절대이익 수준은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83%에 머물고 있는 반면, 신흥아시아 증시 주당순이익(EPS)의 절대 수준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며 "급등에 대한 부담을 버리기 힘든 상황이지만, 신흥아시아 증시가 보유하고 있는 우월한 펀더멘털을 감안한다면 이는 향유의 대상"이라고 전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는 최근의 상승과 함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9.9배까지 올랐다는 점이 조정의 빌미"라며 "다만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매력이 있는 저평가 상태"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하나·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