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및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조치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이 반발하는 가운데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 대통령이 이른바 G2로 불리는 두 국가 정상들과 만나 환율 문제 등에 대해 최종 조율에 나설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과 오찬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다. 환율 문제 이외에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핵 문제 등도 초미의 관심사다.

두 정상이 한 · 미 FTA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는 양국 간 통상장관 회담에서 어느 정도 수위에서 결론을 내느냐에 달려 있다. 적어도 한 · 미 정상회담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모습을 연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양국 의회에서 FTA를 언제 비준하도록 할지에 대한 복안을 언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정상은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정상회담까지 양국 간 FTA 협의를 마무리하자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두 정상은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한 북한 핵 문제도 집중 협의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 · 중 · 일 정상들이 6자회담과 관련,'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의한 배경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게 6자회담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도 지적할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 해머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북한 문제를 주요 이슈로 다루고 이 대통령의 북한 문제 해법을 경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한 · 미 정상 간 북핵 대처에 있어 일치된 견해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한 · 미 FTA,G20 협력,한 · 미 동맹관계 발전 등을 논의함으로써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에도 한 · 미 동맹,북한 비핵화,한반도 평화를 위한 양국 간 빈틈 없는 협력을 유지하고 통상 협력 증진을 위한 논의를 할 것이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 간 회담에선 환율 문제를 비롯한 G20 공조 이외에 천안함 사태로 다소 틈이 벌어졌던 한 · 중관계를 정상화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 주석은 한 · 중 FTA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