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자동차사고 가해자나 피해자가 차량을 수리할 때 중고부품을 사용하면 새 부품을 사용했을 때와 비교해 그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자동차보험 상품을 내놓는다.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다음 달 중고부품을 활용하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중고부품 사용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오는 22일 차량담보 가입 운전자나 대물배상 피해 운전자가 차를 고칠 때 중고부품을 선택할 경우 일정 금액을 보상해주는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상 부품은 프런트 도어,리어 도어,트렁크 패널,보닛,앞범퍼,뒷범퍼,사이드 미러,프런트-펜더,전조등,테일 램프 10개 외장 부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원 재활용에 기여하는 보험 소비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중고부품 사용이 활성화되면 지급 보험금이 줄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의 '사후 환급형' 상품과 달리 다른 손보사들은 보험 가입 때 중고부품 사용에 동의하면 특약을 통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사전 할인용'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보험료 할인폭은 5~10%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평균 자차보험료가 17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보험료가 연간 최대 1만7000원가량 내려가는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개발원이 중고부품 납품업체를 선정하면 각 보험사에서 보험개발원으로 관련 특약에 대한 요율 검증을 의뢰하고 상품을 출시하게 될 것"이라며 "이달 중 공고를 거쳐 중고부품 납품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고부품 할인 특약은 우선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3개월간 시범 운영된다. 금감원은 시행 초기인 점을 고려해 모든 부품이 아니라 차의 안전과 성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범퍼,트렁크 덮개,보닛,램프,백미러 등 14개 외장부품에 우선 적용한 뒤 점차 내장부품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손보사가 자율적으로 '사전 할인형'과 '사후 환급형'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보험업계는 자동차 수리 때 이들 14개 외장부품을 중고부품으로 재활용하면 보험사가 정비업체에 제공하는 수리비를 연간 300억원가량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고부품 사용에 대한 소비자 보호 기준을 마련하고 피해 신고 등을 담당할 통합 고객상담센터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중고부품 납품업체로 선정된 업체에 '그린(green) 수가'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그린 수가란 순정부품과 비순정부품 가격 차이 중 일정 부분을 정비업체의 이익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