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역사적인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어제 한 · 러시아,한 · 호주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면서 사실상 회의 일정이 시작됐다. G20 회원국들은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어제까지 열린 재무차관회의, 그리고 셰르파(사전 교섭대표) 회의 등을 통해 환율 문제를 포함, 금융규제 및 국제금융기구 개혁, 금융소외 계층 포용방안, 글로벌 금융안전망 등에 대해 다각적인 논의를 벌였다.

이중 환율과 경상수지 이외 분야에 대해서는 회원국간 이견이 거의 없어 서울 정상회의 선언문에 합의 내용이 담겨질 것이라고 한다. 특히 G20 정상들은 글로벌 경제의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해 부패척결을 선언하고 보호무역주의 타파 및 빈민 금융지원의 필요성도 선언문에 담을 예정이어서 G20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기대가 높다.

그러나 가장 큰 쟁점인 환율과 경상수지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이번 서울 회의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환율문제는 경주 회의에서 '시장결정적 환율제도 이행' '경쟁적인 통화절하 자제'라는 기본 합의에 이르렀지만 재무차관 회의 등에서 구체적인 실행계획 마련에는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환율 문제에 대한 국제공조가 필요하다는 원칙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데도 경상수지의 과도한 흑자나 적자를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부분 등에 대해서는 각국의 견해가 갈리고 있는 것이다. .

이번에 환율 합의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환율 전쟁은 더욱 격화되고 결국 세계경제 전체가 깊은 수렁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경쟁적인 자국 통화 절하는 교역 위축으로 이어져 글로벌 경기 침체를 몰고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각국은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대승적 차원에서 어떻게든 환율 문제에서 합의를 이뤄내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에는 G20 의장국인 우리나라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선진국과 개도국간 가교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한국 주도로 이번 회의에서 환율 부문 합의를 이끌어내 세계가 동반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