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독일 보쉬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의 양산에 본격 나선다.

SB리모티브는 10일 프란츠 페렌바흐 보쉬그룹 회장,최치훈 삼성SDI 사장,이진건 SB리모티브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시 삼남면의 울산 사업장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작년 9월 착공한 울산공장은 3만4000㎡ 규모로,사전 양산용 배터리 셀 생산을 시작으로 내년 초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SDI와 보쉬는 2013년까지 SB리모티브에 5억달러를 투자,연간 전기차 18만대 분의 생산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BMW의 컨셉트카인 '액티브E'에 장착되고 내년부터는 BMW 양산차,2012년에는 크라이슬러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최치훈 삼성SDI 사장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수종 사업 중 하나"라며 "울산 배터리 공장 준공은 미래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울산공장은 SB리모티브가 전기차용 배터리를 처음으로 양산할 교두보다. 경쟁사인 LG화학이 3년 앞서 양산을 시작하며 미국 시장을 선점한 것에 비해 다소 늦은 행보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제품만으로 독일 BMW,미국 크라이슬러 등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권을 따낸 것을 감안할 때 양산 제품이 나오는 내년에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선두 업체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SB리모티브 측은 기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노트북 등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 올해 세계 1위로 도약한 데 이어 이번 울산 공장 준공을 계기로 전기차용 시장에서도 세계 최고 업체로 입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독일 보쉬그룹도 내연기관 시대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의 위상을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가기 위해 SB리모티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 사장은 "삼성SDI의 2차전지 대량 생산 노하우와 보쉬의 자동차 기술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접목하면 앞으로 훨씬 많은 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B리모티브는 경기 기흥 본사와 울산 배터리 공장,독일 슈투트가르트 연구소에 이어 지난해 미국 코바시스를 인수하며 미시간주 오리건과 오하이오주 스프링보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현재 미국,유럽,중국 등지의 자동차 업체와도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며 계약이 성사되면 해외 사업장을 추가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전체 직원은 700명이며,수년 내 울산공장에서 1000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 방침이다.

울산=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