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부터 이틀간 한국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입장을 밝혀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 당선인 자격으로 맞이했던 제1차 G20 정상회의 때는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의 입장을 존중해 '외곽'에 머물러 있었지만,2009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의 상징적인 협의체로 부상한 G20의 역할과 기능을 강조해 왔다.

그가 G20 서울 정상회의에 거는 기대 수준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각종 현안이 서울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G20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한국 도착과 동시에 백악관 대변인실을 통해 발표한 '참가국 정상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이런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개발도상국들에 경제 발전 경험을 전수하는'개발 아젠다'를 강력히 추진해온 것과 관련,"야심 찬 아젠다를 마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감사를 보낸다"며 "우리는 함께 서울에서 이뤄야할 일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이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G20을 유치하게 된 것 자체가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다가오면서 전 세계는 우리가 글로벌 경제회복,금융시스템에 대한 지속적인 개혁,글로벌 시장의 안정 증진 등의 문제에서 협력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밝혀 참가국 정상들에게 가시적인 성과 도출을 '압박'했다.

그는 "강력하고,지속 가능하며,균형잡힌 회복이라는 우리의 공동 목표는 어느 일개 국가가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미국이 변화하고 있듯 그동안 자신들의 취약점을 상쇄하기 위해 수출에 의존해온 경제국들도 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환율시장에 개입하는 국가들 때문에 아직 균형 성장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해 중국 등 수출의존형 국가들의 환율 불균형을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긴요하다고 보고,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출 배가(倍加)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위안화 절상 노력을 보이지 않아 무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