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G20 서울 정상회의 본회의를 하루 앞둔 11일 11개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8시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서밋 행사 참석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업무만찬을 마무리하고 정상들을 모두 숙소로 보낸 후 오후 10시 넘어 청와대로 돌아오는 것으로 하루를 마쳤다. 14시간은 그야말로 강행군이었다. 아침과 밤 늦게 청와대에서 G20 정상회의 관련 업무보고를 받은 것을 감안하면 16~17시간 숨돌림 틈이 없었다고 한 참모는 전했다.

일정과 다음 일정 사이가 15분이 채 안 됐다. 특히 한 · 미 정상회담이 예정보다 늦게 끝나는 바람이 불과 몇 분 뒤 한 · 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이른바 'G2'국가와 함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릴레이 회담을 가졌다. 나라마다 주요 의제는 다르지만 환율 문제는 공통된 대화 주제였다. 환율 문제는 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패를 가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핵심 이슈가 됐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은 본회의 하루 전 주요 국가 정상들과 만나 사전 중재를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 대통령이 환율전쟁터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내세운 논리는 공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국 이기주의에 빠질 경우 세계 전체가 공멸하기 때문에 공조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거듭 피력하며 정상들을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본회의가 열리는 12일에도 11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13일엔 아침에 한 · 터키 정상회담을 가진 후 아시아 ·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