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정상이 목표 시한까지 제시하며 의욕적으로 추진한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이 결국 불발로 끝났다. 쇠고기 문제가 막판 최대 쟁점으로 부상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 · 미 FTA 타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국 통상장관이 협상 타결을 위해 수차례 회담을 가졌으나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두 정상은 밝혔다.

이에 따라 한 · 미 FTA 발효 시점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까지 FTA 추가 협상을 마무리짓고 양국 의회 비준을 거쳐 한 · 유럽연합(EU) FTA가 발효되는 내년 7월께,늦어도 내년 9월께 한 · 미 FTA를 발효시킬 계획이었다. 한 · 미 FTA는 2007년 6월 정식 서명 이후 3년 넘게 양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그러나 협상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에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이끌어내기로 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 협상팀이 워싱턴에 와 계속 논의할 것"이라며 "FTA가 양국 국민에게 윈-윈 전략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FTA가 제대로 되면 미국은 수출 100억달러,서비스 90억달러의 이익과 1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한국은 미국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며 FTA 추가 협상 타결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양국 협상팀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수차례 협상을 통해 주요 쟁점 사안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막판에 미국이 한국의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을 강하게 요구하고 한국은 "수용 불가"로 맞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미국 픽업트럭 시장의 관세철폐 시한을 현행 10년에서 15년 이상으로 늘리자는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는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