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한국과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해결 쟁점을 타결짓는 데 실패하자 미 언론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이 재협상을 갖기로 했지만 향후 타결 전망이 녹록치 않다고 11일 보도했다.오바마 대통령이나 이명박 대통령은 FTA와 관련한 어려운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자동차와 쇠고기 쟁점에서 서로 양보할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WSJ는 특히 서울에서 타결하지 못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치명타라고 지적했다.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 재계에 화해의 손을 내밀기 위해 한·미 FTA 타결을 이용할 계획이었는 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또 오바마는 한·미 FTA 타결을 통해 다루기 힘든 무역문제도 처리할 수 있다는 능력을 대외에 과시할 수 있는 기회였으나 살려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WSJ는 한·미 FTA에 반대하는 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의 반응도 전했다.리처드 트럼카 AFL-CIO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 근로자들과 중소기업들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한·미 FTA를 진전시키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한·미FTA 미해결 쟁점을 해소하지 못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좌절감을 안겨줬다고 보도했다.향후 5년 간 수출을 두 배로 늘려 미국 내 2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무역정책의 핵심이라는 점에서다.미국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 최종 타결 내용을 손에 쥐고 귀국하길 바랬지만 기대를 저버렸다고 NYT는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오바마 행정부가 수출을 늘리기 위해 FTA를 이용하려 했지만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분석했다.임기 후반기로 접어드는 오바마 정부는 조지 W 부시 전 정부에서 물려받은 무역협정을 완성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도 못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한편 여론조사업체인 퓨리서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과 같은 FTA가 일자리나 임금,경제 성장 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응답한 미국인들이 35%에 그쳤다고 이날 밝혔다.반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44%에 달했다.

1년 전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FTA가 미국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43%였는데 이번에는 8%포인트나 줄었으며 부정적인 응답은 32%에서 44%로 12%포인트 증가했다.보수주의 유권자 운동단체인 ‘티 파티’를 지지한다고 대답한 미국인들은 63%가 부정적 대답을 했다.

공화당원들 중에서도 FTA가 미국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28%로 지난해의 43%보다 크게 줄었다.부정적인 응답은 지난해 36%보다 증가한 54%에 달했다.한국과의 무역이 증가할 경우 미국에 좋을 것이라는 응답은 45%,미국에 나쁠 것이라는 응답은 41%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