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의류 장신구 등 각종 명품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컨슈머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소비가 왕성해지고 있는 덕분이다. 그 중에서도 사치재에 주로 투자하는 '럭셔리펀드'는 올 들어 모든 유형의 수익률을 압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와 소비자들의 기호에 따라 소비재 기업의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만큼 '위성펀드'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조언한다.


◆럭셔리펀드,해외 주식형 수익률의 세 배

럭셔리펀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의류나 패션잡화 등 소비재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명품 기업들은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선진국 시장 성장이 정체된 탓에 고전했지만 신흥국이라는 새로운 소비층이 부각되며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설정액 10억원 이상 럭셔리펀드가 총 7개(클래스 포함) 운용되고 있다. 10일 기준으로 럭셔리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34.58%로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12.67%)의 세 배 가까운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명품기업 '코치'와 루이비통의 모기업 'LVMH'등에 주로 투자하는 '한국투자럭셔리 1A'가 올 들어 38.50%의 수익률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럭셔리펀드 중 하위권인 '우리글로벌럭셔리 1C'도 31.93%의 고수익을 내고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국가의 경제 성장에 따라 신흥부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사회적 신분이나 소득 수준을 나타내주는 상품 구매 욕구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명품시장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소매 판매가 지난해 1월부터 매달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는 것을 비롯해 전 소비재 영역에서 소비심리가 살아난 덕에 컨슈머펀드의 성과도 빛난다. 23개 컨슈머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0.32%로 해외 펀드 평균치를 8%포인트가량 앞선다. 설정액 1526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솔로몬아시아퍼시픽컨슈머 1A'(21.70%)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JP모간아시아컨슈머&인프라 A'(20.66%)도 선전 중이다.

◆'위성펀드'로 활용 적절

전문가들은 럭셔리펀드는 수익률의 변동성이 큰 만큼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핵심펀드'로 가져가기보다는 '위성펀드'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럭셔리펀드는 일부 섹터에 집중하는 펀드이다보니 전체 시장의 흐름에서 이탈할 수 있는 데다 경기에 민감한 명품의 특성상 수익률이 급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장형이나 인덱스펀드에 주로 투자하되 부가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 금융자산의 10%를 넘지 않는 선에서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럭셔리펀드의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투자 대상을 전체 소비재로 넓힌 컨슈머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