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는 아직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남아 있습니다. 외국인의 매수 행진이 이어질 내년 상반기까지는 강세장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합니다. "

'홀짝박사'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김문석 하우투인베스트 대표(40 · 사진)는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인 진입 시기를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주식매매를 할 수 있는 기간이 8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며 "달러화 약세에 따른 비(非)달러 자산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내년 상반기 코스피지수가 2200~23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국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을 바탕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끄는 지수 상승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정부가 경기 회복에 힘쓰는 과정에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반작용으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가 증시로 꾸준히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증시는 신흥국가 증시 가운데 비교적 저평가돼 있고 기업실적이 탄탄하며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에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가면서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미국 정부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외국인이 빠른 속도로 빠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내년 원 · 달러 환율은 1000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하락할 전망"이라며 "상반기 이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환차손을 이기지 못한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긴축 조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것도 한국 증시에는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내년 한국 증시는 '상고하저' 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상반기까지 적극적인 전략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시점에서 관심 업종으로는 환율 수혜주를 꼽았다. 엔화 강세 수혜가 예상되는 자동차와 원 · 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철강 · 금속,음식료 업종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조언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개인과 기관의 시장 참여가 활발히 나타나면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양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기대 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목표지수를 2300으로 가정해도 상승 여력이 올해 지수 상승률에는 훨씬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최근 증시 상승으로 대다수 대형주들과 업종이 다소 비싸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급상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다른 업종보다 우월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업종을 골라내야 합니다. 자동차와 함께 원 · 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재료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는 철강 · 금속과 음식료 업종의 상대 수익률이 유망합니다. "

그는 간접투자 상품으로는 브라질펀드를 추천했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라는 호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향후 수요가 꾸준하게 늘어날 원유와 관련된 펀드 및 파생상품도 유망 상품으로 제시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원유 등 상품의 매력도가 부각된 상황에서 인구 증가와 함께 수요가 늘어 석유값 고공 행진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방송을 통해 추천주를 제시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이름을 알렸지만 정작 김 대표는 주식매매로 돈을 벌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부터 방송을 통해 유명해지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다 보니 금융감독원 등의 제재를 감안해 개인적으로는 주식투자를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1999년 자산운용사에 애널리스트로 입사하면서 증시에 발을 디뎠다. 2000년부터 한국경제TV에 출연해 '급등주를 찾아라'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2001년에는 투자자문사 하우투인베스트를 설립한 후 증권사 직원과 일반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꾸준히 자문과 강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필명 홀짝박사는 주식투자가 홀짝게임보다 승률이 더 높은 게임이라는 뜻으로 지었다. 홀짝게임은 50%의 확률로 승부가 나지만 주식 시장은 기업의 재무제표와 펀더멘털(내재가치)을 연구해 이길 수 있는 확률을 80%까지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의 습관적인 '매매 중독'에 일침을 놓았다. 사고 파는 행위인 매매에 집착해 수수료와 함께 원금도 날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는 긴 안목에서 좋은 기업을 골라내 목표가에 이를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주식매매 수수료 등 비용을 고려하면 공부하지 않은 개미들의 단타매매는 돈을 잃는 지름길이죠.손절매할 종목은 아예 사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주식투자에 임해야 합니다. "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