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칼린의 직설적 충고…"숨부터 제대로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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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12명에 무료 보컬 코칭 나선 박칼린 뮤지컬 음악감독
"배 좀 만질게요. 힘만 꽉 주는데 이거 화장실에서 쓰는 '변법'이죠.숨 쉬는 원리 몰라요? 들숨이 배에서 등을 거쳐 목소리로 나갔다 코로 다시 들어오는 순환이죠."
"왜 노래할 때는 말하는 목소리를 안 써요? 노래는 말의 연장이에요. '나 노래해' 하는 식으로 거창하게 폼 잡고 일부러 다른 목소리를 만들지 마세요. "
11일 저녁 7시30분 서울 청담동의 한 연습실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보컬 코칭에 나선 박칼린 뮤지컬 음악감독(43 · 사진)은 직설적인 충고부터 쏟아냈다.
인터파크INT와 뮤지컬 제작사인 신시컴퍼니가 팬들을 위해 마련한 이 행사에는 박 감독을 꼭 만나 노래를 배우고 싶다는 아마추어 12명이 400 대 1의 경쟁을 뚫고 참여했다. 배우의 꿈을 안고 온 헬스 트레이너,내년 2월에 입대하는 뮤지컬 지망생 등을 앞에 두고 박 감독은 뮤지컬 발성법과 호흡법을 시연하고 노래를 불렀다. 개별 레슨에도 나섰다.
1995년 뮤지컬 '명성황후'의 음악감독으로 데뷔한 박 감독은 두 달 전 KBS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을 이끌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쏟아지는 관심과 섭외 요청은 자서전 출간과 화장품 광고모델 발탁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지만 역시 음악과 '코칭'에 있어서는 그만한 전문가를 찾기힘들다. 전문 뮤지컬 배우이건 무대 경험이 없는 개그맨이나 일반인이건 최선의 노래를 이끌어낸다.
연습실에서 일일 음악 선생으로 만난 박 감독은 무엇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이 돋보였다. 그는 배우 못지않게 노래를 잘하는 음악감독이다. 성악부터 팝,록,판소리까지 자유자재로 노래한다.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덕분에 한국어와 영어 가사도 완벽하게 소화한다.
"두 개의 폐 밑에 횡격막이 있는데 이게 밑으로 내려오면서 목구멍에서부터 숨이 빨려들어 가거든요. 노래꾼들이 왜 복식호흡을 하나요? 갈비뼈에 갇힌 풍선(폐)이 더 많은 공기를 담기 힘드니까 횡격막을 아래로 당겨서 풍선을 길게 늘이는 거에요. 뮤지컬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즉 가사입니다. 목소리 쫙 내려깔고 노래를 멋지게 불러도 가사 전달이 안 되고 시간이 갈수록 목소리가 갈기갈기 찢겨지면 세 시간 동안 공연 못하죠.후두를 올려붙여서 노래해야 객석의 1000명 모두에게 닿을 수 있습니다. "
정곡을 찌르는 직설화법과 적극성은 그의 카리스마와 뒤섞여 강한 추진력을 만든다. 음향이 너무 크면 배우들 목소리의 공간감이 사라지기 때문에 음향팀과 언제나 싸우고,노래꾼들 목소리가 상한다고 노래방 출입은 금지시키는 게 그런 사례다.
어머니와 함께 부산에서 올라온 강세진씨(19 · 학생)는 "짧은 교습이었지만 꼭 필요한 것들을 많이 배웠다"면서 "평소 고민했던 호흡법에 대해 어느 정도 답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친 박 감독도 "훈련이 되지는 않았지만 뮤지컬을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하니 재밌고 즐거웠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음악감독에서 작가,교수,방송 진행자 등으로 끊임없이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박 감독은 내달 14일부터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될 뮤지컬 '아이다'에 음악감독 및 국내 협력 연출로 참여 중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왜 노래할 때는 말하는 목소리를 안 써요? 노래는 말의 연장이에요. '나 노래해' 하는 식으로 거창하게 폼 잡고 일부러 다른 목소리를 만들지 마세요. "
11일 저녁 7시30분 서울 청담동의 한 연습실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보컬 코칭에 나선 박칼린 뮤지컬 음악감독(43 · 사진)은 직설적인 충고부터 쏟아냈다.
인터파크INT와 뮤지컬 제작사인 신시컴퍼니가 팬들을 위해 마련한 이 행사에는 박 감독을 꼭 만나 노래를 배우고 싶다는 아마추어 12명이 400 대 1의 경쟁을 뚫고 참여했다. 배우의 꿈을 안고 온 헬스 트레이너,내년 2월에 입대하는 뮤지컬 지망생 등을 앞에 두고 박 감독은 뮤지컬 발성법과 호흡법을 시연하고 노래를 불렀다. 개별 레슨에도 나섰다.
1995년 뮤지컬 '명성황후'의 음악감독으로 데뷔한 박 감독은 두 달 전 KBS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을 이끌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쏟아지는 관심과 섭외 요청은 자서전 출간과 화장품 광고모델 발탁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지만 역시 음악과 '코칭'에 있어서는 그만한 전문가를 찾기힘들다. 전문 뮤지컬 배우이건 무대 경험이 없는 개그맨이나 일반인이건 최선의 노래를 이끌어낸다.
연습실에서 일일 음악 선생으로 만난 박 감독은 무엇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이 돋보였다. 그는 배우 못지않게 노래를 잘하는 음악감독이다. 성악부터 팝,록,판소리까지 자유자재로 노래한다.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덕분에 한국어와 영어 가사도 완벽하게 소화한다.
"두 개의 폐 밑에 횡격막이 있는데 이게 밑으로 내려오면서 목구멍에서부터 숨이 빨려들어 가거든요. 노래꾼들이 왜 복식호흡을 하나요? 갈비뼈에 갇힌 풍선(폐)이 더 많은 공기를 담기 힘드니까 횡격막을 아래로 당겨서 풍선을 길게 늘이는 거에요. 뮤지컬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즉 가사입니다. 목소리 쫙 내려깔고 노래를 멋지게 불러도 가사 전달이 안 되고 시간이 갈수록 목소리가 갈기갈기 찢겨지면 세 시간 동안 공연 못하죠.후두를 올려붙여서 노래해야 객석의 1000명 모두에게 닿을 수 있습니다. "
정곡을 찌르는 직설화법과 적극성은 그의 카리스마와 뒤섞여 강한 추진력을 만든다. 음향이 너무 크면 배우들 목소리의 공간감이 사라지기 때문에 음향팀과 언제나 싸우고,노래꾼들 목소리가 상한다고 노래방 출입은 금지시키는 게 그런 사례다.
어머니와 함께 부산에서 올라온 강세진씨(19 · 학생)는 "짧은 교습이었지만 꼭 필요한 것들을 많이 배웠다"면서 "평소 고민했던 호흡법에 대해 어느 정도 답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친 박 감독도 "훈련이 되지는 않았지만 뮤지컬을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하니 재밌고 즐거웠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음악감독에서 작가,교수,방송 진행자 등으로 끊임없이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박 감독은 내달 14일부터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될 뮤지컬 '아이다'에 음악감독 및 국내 협력 연출로 참여 중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