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 발생한 '11 · 11 옵션 충격'이 파생상품 투자자들을 패닉으로 몰아넣었다. 차익거래에 따른 막대한 수익을 노리는 옵션 투자는 말 그대로 '카지노 투기'에 가깝다. 옵션거래는 기본적으로 잃는 사람이 있으면 따는 사람이 있는 제로섬 게임이다. 그런데도 주변에서 옵션으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소문은 들어봤어도 잭팟을 터뜨렸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물론 돈을 벌고도 쉬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번 옵션투자 손실을 계기로 투자자들은 투자의 기본을 되새겨야 한다. 한쪽에 몰빵을 지르는 편식은 위험하다는 원칙이다.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기를 틈타 일부 금융전문가들은 '부동산자산=위험자산'이며 '금융자산=안전자산'이라며 이분법적인 논리로 부동산에서 금융상품으로 갈아 타라고 추천한다.

과연 그럴까. 옵션거래에서 보듯이 금융상품도 금융상품 나름이다. 예금과 적금,채권은 이자를 보장해주는 안전자산이다. 그러나 주식이나 펀드는 변동성이 큰 위험상품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많은 금융전문가들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교훈을 배우자'며 부동산 버블 붕괴를 경계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맞는 얘기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부동산 버블 붕괴로 촉발된 일본 주식 대폭락의 교훈을 배우자는 쓴소리는 하지 않는다. 자신의 밥그릇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일본에서는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부동산만 폭락한 게 아니라 주식도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225 주가지수는 2009년 3월6일 7173포인트를 기록,역사점 고점인 1989년 12월29일 3만8916포인트에서 82%나 떨어졌다.

물론 미국발 유동성 공급은 국내 재테크 시장에도 주식과 채권,부동산 등 자산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개연성이 크다. 그렇더라도 '부동산 대 금융상품,아파트 대 상가,중대형 대 중소형,주택 대 토지' 등으로 무 자르듯이 투자 대상을 나눠 몰빵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 '위험자산 대 안전자산'이란 잣대로 투자 대상의 옥석을 가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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