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가 12일 서울 선언문을 채택하고 이틀간의 일정을 끝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7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의 끝에 나온 서울선언은 개발,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및 글로벌 금융안전망,금융규제 개혁,반부패,무역자유화,기후변화 대응 공동 노력 등 광범위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네 차례 정상회의에서 큰 진전을 보지 못했던 글로벌 금융안전망,IMF 개혁,개발 등 의제와 관련,한국의 주도로 '서울 액션플랜'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G20 서울 정상회의는 이제 세계 경제 금융 질서를 정하는'프리미어 포럼'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익을 걸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각국 정상들에게 공조하지 못할 경우 공멸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적극 중재에 나서 서울선언 도출을 이끌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G20 서울 정상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그간의 합의 사항을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 행동계획으로 구체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환율 문제에 대해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 회의 때보다 진전이 있나.

"일단 환율전쟁에서 벗어났다고 본다. 이미 재무장관회의에서 합의한 바 있지만 그때는 기준을 만든다는 원칙만 합의했다. 언제까지 기준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의에선 추진 일정을 확정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워킹그룹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고 다음 프랑스 G20 정상회의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굉장히 진전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을 만들어내고 그걸 근거로 평가하는 절차를 밟으면 환율전쟁은 안정이 될 것이다. "

▼개발의제와 관련해 구체적 행동을 채택했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가. G20 의장으로서 개발의제를 제안한 동기는.

"개발 의제를 채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한국은 과거 원조를 받는 과정에서 개발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켰다. 때문에 (한국이)남을 도울 수 있는 좋은 모델이다. 또 G20 국가들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를 차지한다. 그러나 나라 수는 20개다. G20이 20개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비회원국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중요하다. 경제를 자립시키는 것이다. 과거에는 원조를 했지만 자활할 수 있는 능력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 같은 도움을 받더라도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개발의제는 G20 국가가 아닌 국가를 성장시키고 세계를 지속적으로 균형되게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부분에 대해 가장 활발한 토론이 이뤄져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 "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의 의미는.

"금융안전망은 우리가 경험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100만명이 해고됐고 2만여개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았다. IMF에서 돈을 빌린다고 하면 그 나라가 위험하다고 알려져 돈을 빌리고 싶어도 빌릴 수 없다. 또 위기 전에 도와줘야 한다.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제 여러 나라를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대출 방법이 생겼다. 어려운 국가는 대출받더라도 불명예스럽지 않게 된다. 대출방법을 바꾸는 것은 아주 큰 개혁이다. 한국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대출 방법을 바꾸는 데 적극적이었다.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다했다. 우리가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이 회의가 끝나면 세계 모든 나라들이 (좋게)평가하지 않을까 싶다. "

▼핫머니 유입과 관련해 자본을 통제할 것인가.

"한국이 하는 조치를 가지고 자본통제라고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 기축통화는 달러를 찍어내면 되지만 그외 신흥국가는 자본이 급격하게 유출입되면 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린 그런 경험을 여러 번 했다. 신흥국가들도 그런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거시건전성에 준하는 조치는 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자본통제라기보다는 거시건전성에 해당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 세계 경제의 균형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그런 점은 인정하기로 했다. 때문에 그 범위 내에서 고려하게 될 것이다. "

홍영식/장진모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