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차기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다음 G20 정상회의에서 달러화 위주 통화체제 개편을 주요 의제로 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12일 G20 서울 정상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미국이 독식해온 통화 시스템을 짧은 시간 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프랑스가 의장국을 맡은 1년 동안 분명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브레턴우즈 체제의 개혁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나라가 많았지만 지금은 모두가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 사람인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조차 아주 의미심장한 얘기를 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졸릭 총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주요 경제 대국들이 향후 환율 가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금본위제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아직까지 어떤 기준을 사용할지에 대한 합의가 없다"면서도 "반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국제통화기금(IMF) 개혁이 이번에 한국에서 이뤄진 것처럼 (프랑스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G20 의장국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G20은 20개국으로 숫자는 유럽연합(27개국)보다 적지만 문화,이해관계,역사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