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국내 맥주회사 중 처음으로 연간 수출 1000만상자(1상자=500㎖?C20병)를 돌파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수출제품을 고급화하는 등 해외 매출을 꾸준히 늘려 나갈 방침이다.

이호림 오비맥주 사장(사진)은 14일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0월까지 890만상자를 수출해 지난해 수출량(779만상자)을 넘어섰다"며 "올해 전체로는 작년보다 54% 늘어난 1200만상자의 수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2008년 대주주가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로 바뀐 뒤 수출에 인력 등 자원 투입을 늘리고 있다"며 "올해는 최대 수출 시장인 일본 측 수입상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10개월 동안 일본 수출량은 600만상자로 지난해 실적(380만상자)을 이미 넘어섰으며,연간으로는 지난해 대비 100% 성장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 사장은 "까다롭고 다양한 일본 소비자 취향에 맞춰 상대적으로 값싼 제3맥주와 무알코올 맥주,흑맥주 등의 다양한 제품군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의 연간 수출량은 2007년 469만상자였으나 2008년 626만상자,작년 779만상자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홍콩 시장 1위인 '블루걸'과 싱가포르 · 말레이시아의 '데스터' 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으며,몽골에서 프리미엄급으로 자리잡은 '카스' 등을 포함해 30여종의 맥주를 3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수출액은 약 600억원으로 매출(8161억원)의 7% 선에 그쳤다. 제3맥주 등 가격이 낮은 제품을 많이 팔아서다. 오비맥주는 앞으로 '카스'를 중심으로 수출제품군을 고급화해 수출액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오비맥주는 국내 시장에서도 올해 출시한 저칼로리 맥주 '카스 라이트'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스 라이트'는 출시 173일 만인 이달 7일 총 5000만병(330㎖ 병 기준) 판매를 돌파했다. 올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42.8%로 지난해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이 사장은 "내년부터 경쟁사인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영업조직을 통합하면 어려운 환경이 예상된다"면서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공급하고 도매상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정면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