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新성장동력] 울산항, 세계 4대 '오일허브' 로 탈바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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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2조488억 투입
울산 앞바다 매립시설에
2790만 배럴의 원유 저장
울산 앞바다 매립시설에
2790만 배럴의 원유 저장
국내 1호 액체화물 처리항만인 울산항이 세계 4대 오일허브로 대변신하고 있다. 천혜의 석유화학 입지 여건을 갖춘 데다 정부가 울산을 '동북아 오일허브'로 구축한다는 항만기본계획까지 마련한 결과다. 법적 토대와 개발 규모가 기본계획에 포함돼 허브전략이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사업주체인 울산항만공사(사장 이채익)는 울산항 오일허브 개발사업을 1,2단계로 나눴다. 66만5000㎡의 울산 앞바다를 매립해 8선석 2790만배럴의 원유 및 석유제품을 동시에 저장하는 시설을 짓는 매머드 프로젝트다. 여기에는 2020년까지 2조488억원(민자 1조4073억원 포함)이 투입된다.
◆1~2단계 사업은
1단계 사업 첫 단계인 1-1단계는 울산 남구 용연 앞바다 신항 북측지역을 매립해 29만5000㎡ 를 조성한 뒤 760만배럴의 저장시설을 짓는 것이다. 4선석이 구축된다. 이어 1-2단계는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인근 신항 남측지역(37만㎡,4선석)에 1570만배럴 저장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1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2단계로 신항 남측 앞바다에 460만배럴의 저장시설을 추가로 건설한다.
정부가 울산항을 동북아 오일허브 기지로 선택한 것은 울산항 배후에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등 국내 최대의 정유사와 석유화학 단지,보팍 오드펠 스톨트헤븐 등 세계적인 액체화물 저장시설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울산항의 연간 액체화물 처리량만 현재 1억3000만t에 이른다. 이는 국내 전체 항만 처리물량 3억8000만t의 35% 규모다.
◆오일허브란
석유제품 생산 · 공급,입출하 · 저장 · 중개 · 거래 등 석유에 관한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석유 물류활동 중심 거점을 말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미국 걸프연안(저장시설 1억900만배럴) 유럽 ARA(8700만배럴) 싱가포르 주롱 석유화학공단(5200만배럴) 등 3대 오일허브가 있다. ARA는 벨기에 안트베르펜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암스테르담을 말한다.
울산발전연구원 강영훈 박사(항만위원)는 "네덜란드는 북해 유전 등 해외 유전지분을 일부 갖고 있지만 자기네 땅에서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빈국"이라면서 "하지만 로테르담과 암스테르담이 세계적인 오일허브인 덕분에 산유국이나 다름없는 거대 경제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테르담은 오만 두바이 등 중동과 러시아에서 오는 석유 및 가스를 저장했다가 이를 중부유럽 파이프라인 시스템(CEPS)을 통해 네덜란드와 벨기에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중서부 유럽의 각국에 공급한다. 이렇게 벌어들이는 돈이 부가가치 기준으로 네덜란드 국내총생산(GDP)의 4% 정도다. 2007년 네덜란드 GDP가 7700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로테르담이 오일허브 하나로 벌어들이는 부가가치가 300억달러(약 40조원)라는 얘기다.
◆경제 파급효과
울산에 3000만배럴 규모의 오일허브가 들어서면 6조3456억원의 생산유발 및 2조711억원의 부가가치,1만2000여명의 고용창출 등 다양한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석유 관련 현물 및 선물거래소가 설립되고 거대 자금이 유통되면서 울산은 자연스럽게 동북아의 '신흥 석유 물류 금융 중심지'로 변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또 울산의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은 수출이 확대되고 가격경쟁력도 강화된다. 풍부한 석유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역 정유사들이 동북아 지역의 석유 공급조절자 역할을 맡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고용창출과 연관 산업의 매출 증대도 크다. 오일허브 건설기간 중에 1만명의 고용효과가 발생하고,전후방 연관산업에 연간 4600억원의 매출이 새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