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에 직면한 아일랜드 사태가 이번 주 최대 고비를 맞이할 전망이다. 아일랜드 정부가 이미 유럽연합(EU)과 구제금융 협의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잇따르는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무장관들은 지난 주말 아일랜드 구제금융 문제를 다루는 긴급 비공개 대책회의를 가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월요일(15일) 글로벌 금융시장 개장을 앞두고 제2의 '그리스 사태'로 이어질 위험이 큰 아일랜드 국채 수익률 급등 사태를 막기 위한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로존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이 아일랜드에 16일까지 시장안정을 위한 구제금융 신청을 종용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주요 외신들은 "아일랜드 정부가 EU와 구제금융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잇따라 보도했다. 아일랜드 정부와 EU는 공식적으로 이 같은 보도를 부인하고 있지만,시장은 구제금융 실시를 기정사실화한 채 신청 시점과 규모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BBC방송은 "내달 6~7일에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열리고 16~17일엔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이 시기를 전후해 구제금융 절차가 표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규모는 600억~900억유로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거들었고,아일랜드의 국영 라디오 방송인 RTE도 "아일랜드가 600억유로를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모두들 아일랜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을 알고 있다"며 "아직까지 아일랜드 정부의 요청은 없었지만 당장 내일이든 두 달 뒤든,2년 뒤든 간에 아일랜드가 도움을 원한다면 IMF는 언제나 도울 태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요청설에 대해 아일랜드 정부는 "EU와 긴급 자금 지원과 관련한 어떤 협상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도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올 3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럽 변방국의 재정 개선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