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14일 일본 요코하마 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사실상 중단됐던 한 · 일 '셔틀외교'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간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가급적 연내에 한번 더 일본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답했다.

간 총리는 아울러 한 · 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희망했고 이 대통령은 다음 일본 방문 때 FTA 협상 재개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품 소재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간 총리의 8 · 10담화 후속 조치로 사할린 한인과 유골 봉환 문제 등이 착실히 진전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6자회담이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장이 돼야 하고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 향후 대북 문제에 긴밀히 공조키로 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일본이 한반도 강점기에 수탈한 도서 1205권을 반환키로 한 데 대해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도서 반환을 계기로 미래 지향적인 우호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일본 정부의 한 · 일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양국 관계의 획기적 시발점이 되리라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 "양국 간 문화재 분야를 포함해 문화 협력 교류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반환으로 양국은 또 다른 희망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 총리는 "한 · 일 관계의 큰 전환점이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정 서명식을 통해 앞으로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펼쳐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고 밝혔다. 양국이 서명한 도서 반환 협정문에는 협정 발효 후 6개월 내에 도서를 인도하며 양국 간 문화 교류를 발전시키고자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대통령은 14일 오후 일본 APEC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전용기편으로 귀국했다.

요코하마=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