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 ·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어제 이틀간 일정을 마치면서 역내 자유무역을 촉진하자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른바 아시아 · 태평양자유무역지역(FTAAP) 실현을 지향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아세안+3'(한 · 중 · 일), 여기에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을 더한 '아세안+6'에 관한 논의가 있었지만,이번 APEC 회의에서 특히 주목받은 것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PEC 나라들이 TPP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그 중 하나"라고 밝혀 앞으로 TPP의 진전 여부가 지대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TPP는 당초 싱가포르, 브루나이, 뉴질랜드, 칠레 등 4개국 FTA로 2005년 출범했지만 별로 주목받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호주, 베트남, 페루 등이 TPP 가입 협상에 나선 데 이어 지난해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TPP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다른 국가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일본이 가세하면서 TPP가 급부상한 것이다.

물론 우리로서는 역내자유무역 확대에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TPP 회원국이나 여기에 관심을 갖는 국가들이 대부분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했거나 협상을 추진중인 곳이고 보면 특히 그렇다. 그러나 TPP가 부상한 배경을 잘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TPP 참여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크게 작용한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내년에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미국이 아 · 태지역 FTA,특히 TPP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일본 또한 국제적 FTA체결 경쟁에서의 열세를 TPP를 통해 일거에 만회한다는 전략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TTP 참여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만약 미국에서 TPP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경우 자칫 한 · 미 FTA 필요성이 희석될 수 있고, 그만큼 한 · 미 FTA의 조기이행이 어려워질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 우리로서는 한 · 미 FTA 조기타결이 미국의 관심사인 TPP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설득할 필요가 있다. 한 · 미 FTA와 TPP,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고 보면 적극적인 대응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