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점유율 2위의 아나타제형 이산화티타늄 생산업체인 코스모화학(사장 백재현 · 사진 가운데)이 차세대 2차전지 기초소재 분야 글로벌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GS그룹 방계 코스모그룹의 계열사인 코스모화학은 2차전지의 핵심 재료인 리튬-코발트(LCO)계열 양극활물질을 생산하는 새한미디어 인수작업을 최근 마무리함에 따라 2차전지 핵심소재 전문업체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회사는 7월부터 총 700억원을 투자해 울산 온산공장 내 1만㎡ 부지에 연 5000t 규모의 황산코발트 생산 공장도 짓고 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황산코발트 원광석을 가져와 초고순도의 황산코발트를 제조하는 생산라인이다.

내년 3월 이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원재료 확보부터 금속산화물 등의 정밀 가공처리,양극활물질 원료 생산 등으로 이뤄지는 리튬-코발트 계열 2차전지 종합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새한미디어는 코스모화학 온산공장에서 생산된 황산코발트로 양극활물질을 제조해 삼성SDI LG화학 등 2차전지 업체에 공급하게 된다.

백 사장은 "우리나라는 2차전지 생산 세계 1위 국가지만 2차전지의 양극활물질로 없어선 안 될 황산코발트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수입대체 효과만 연간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모화학은 내년 황산코발트 공장 가동과 동시에 공장 증설계획도 이미 구상해놓고 있다.

백 사장은 "5000~8000t가량의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2배로 늘려 국내 수요의 절반을 커버할 계획"이라며 "코발트뿐 아니라 2차전지 양극물질에 사용되는 기초소재인 니켈 · 망간 · 철계화합물 등에도 투자해 궁극적으로 2차전지 소재 전문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코스모화학은 이를 위해 최근 인수한 새한미디어의 경영정상화에도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비디오테이프,CD 등 기존 사업 비중을 대폭 줄이고 2차전지용 양극화물질과 반도체 포장 등에 사용되는 기능성 필름사업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새한미디어는 1967년 국내 최초의 정보기록매체 제조사로 출발했으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2000년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후 기능성 필름과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토너 등의 사업다각화에 나서면서 작년 매출만 1158억원에 이른다.

코스모화학 관계자는 "코스모화학의 부산물인 황산철은 새한미디어의 자성테이프와 토너의 원료로 쓸 수 있고,황산코발트는 양극활물질의 주요 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모화학은 주력 생산품인 이산화티타늄의 사업다각화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백색안료인 이산화티타늄(아나타제형)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단일 사업장으로는 세계 최대 생산능력(연간 6만t)을 보유하고 있으며,생산된 제품의 70%를 세계 30여개국에 수출한다. 국내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단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모화학은 일반 제품에 맴돌던 이산화티타늄 제품을 고가의 섬유용과 의약용,식품첨가용,나노티타늄,전자재료용 등으로 다양화해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백 사장은 "황산코발트 공장 건설과 새한미디어 인수 등의 2차전지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2015년 총매출 1조원의 글로벌 2차전지 종합 소재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해 매출은 코스모화학 1300억원과 새한미디어 1700억원 등 총 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