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 크랜베리 아사이베리 블랙라즈베리(복분자) 등 나무딸기류에 속하는 베리(berry)류 건강식품이 인기다. 베리는 식물분류상 장미과나 진달래과에 속하며 장과(수분이 많고 껍질이 얇으며 연화하기 쉬운 조직으로 이뤄진 열매) 또는 취과(상대적으로 껍질이 두껍고 수분이 적으며 열매가 송이를 이룸)의 형태를 띤다. 베리류는 안토시아닌 등 강력한 항산화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노화방지,동맥경화 예방,눈 영양 보급,정력 증강 등 다용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껍질과 씨를 모두 먹을 수 있어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데도 유용하다.

이런 가운데 천연물 신약 개발 기업인 대산(대표 전영재)은 아로니아베리 추출물을 주원료로 산하 천연물신약개발연구소와 경희대 동서약학연구소,한림대 면역과학연구소,JBK자연의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남성 성기능 및 전립선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품인 '비바맨'을 출시했다.

이 제품의 주원료인 아로니아베리는 일명 블랙초크베리,초크베리,킹스베리로도 불리며 장미과에 속하는 북미 원산의 관목이다. 19세기 말 러시아 스칸디나비아반도 동유럽으로 전해져 지금은 전 세계 아로니아베리 추출물의 80%가량이 폴란드에서 생산되고 있다. 작고 검은 자주빛이 나는 신맛의 열매로 늦여름에 열매가 익는다.

마렉 나루셰비츠 폴란드 바르샤바의대 교수의 베리류 성분 비교 실험 결과에 따르면 아로니아베리의 안토시아닌 함량은 블루베리의 5배,라즈베리의 20배,포도의 60~80배,아사이베리의 5배에 이를 정도로 베리류 중 가장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시아닌은 자외선 병균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색소 물질로 빨강 노랑 녹색 검정색 등이 혼합된 600여종이 발견됐다. 아로니아베리는 적색 계열의 단일 안토시아닌 위주로 구성돼 가장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내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안토시아닌은 여러 임상시험 논문에서 유해활성산소에 의한 세포 및 DNA 손상과 이로 인한 노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뇌세포 손상 물질을 제거해 치매와 파킨슨병을 예방하고,피부노화를 촉진하는 유해산소를 제거해 젊은 피부를 유지하도록 하며,암세포 생성 및 성장억제 · 암세포 자살유도 등을 통해 암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도 발휘한다. 요즘 블루베리 추출물이 눈 영양 보급제로 유행하듯 아로니아베리 추출물은 노인성 황반변성,백내장,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예방과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동맥경화 및 혈전생성 예방제로서의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안토시아닌은 체내 혈관내피세포에서 산화질소 합성을 촉진해 말초혈관을 70% 이상 확장시키고 혈류를 방해하는 산화적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마렉 교수는 폴란드인 대상 임상시험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동맥경화 유발인자인 C반응성단백(CRP)과 산화된 저밀도지단백(LDL)을 각각 23% 안팎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박정의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아로니아베리 추출물이 혈관 확장,혈전생성 억제,혈관염증 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얻어 지난달 특허를 출원했고 학회에 발표할 논문도 준비 중이다.


한상진 한림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아로니아베리 추출물은 신생 혈관억제 작용이 뛰어나고,당 대사와 혈당을 조절하는 효능이 밝혀져 향후 신생 혈관억제제(암 및 당뇨병성 망막증 치료)나 당뇨병 치료제로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효과는 남성의 성기능 및 전립선 기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대산 측은 설명했다. 나이 들거나 성인병에 걸려 생기는 발기부전은 동맥경화로 인해 음경해면체로 들어오는 동맥혈류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아로니아베리 추출물의 강력한 혈관확장 작용 및 동맥경화 억제 효과가 발기부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추출물은 전립선 주위 및 전신의 혈액순환을 촉진하므로 혈류 저하로 인해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덜어준다.

대산은 비바맨을 독점판매 대리점인 길생활건강을 통해 전국에 시판하고 있다. 이 제품은 아로니아베리 추출물 외에도 홍삼,마카, 산수유,은행잎 등의 추출물을 함유하고 있다. 장기간 섭취해도 부작용이 없으며 남성 성기능 감퇴의 근본적인 원인인 혈관 기능 부전과 세포 노화를 개선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하루에 한 병(50㎖),한 달분이 45만8000원.

대산은 또 농축 주스(노화방지용),파우치(혈액순환용),과립(수험생 뇌기능 촉진제),비타민제,다류 등을 판매대리점인 부건을 통해 전국에 시판 중이다. 오는 12월에는 아로니아베리 추출물을 함유한 노화방지용 화장품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항산화 효과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을 마치고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시판 허가를 신청했고 이르면 내년 초 상품화될 전망이다. 과자 빵 면류 등에 들어가 기능성 첨가물로도 용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