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최근 해외 고가 물품 구매자에 관세 부과를 시작하자 상무부가 공개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에서도 부처 간 이견은 있지만 공개적으로 분쟁이 불거지는 일은 이례적이다.

15일 중국 일간 글로벌타임스와 신화통신에 따르면 상무부는 해관총서가 시행 중인 해외 구매 고가 물품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해관총서에 보냈다. 해관총서는 지난 8월19일부터 중국 개인이 해외에서 구매한 전기 · 전자 제품에 20%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제품도 가격 총합이 5000위안(약 85만원)을 넘으면 귀국할 때 초과분에 대해 20%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 상무부는 서한에서 "중국은 WTO 회원국으로서 개인용 전자제품에 대해선 면세해줘야 한다"며 "관세율 20%도 지나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황이 해관총서 감독국 국장은 중국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밀수를 막기 위한 조치"라며 "면세 대상에 상한선을 두는 것은 국제적인 관례"라고 맞받았다. 영국은 390파운드(71만원),독일은 430유로(66만원),미국은 800달러(90만원)를 면세 상한선으로 두고 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에서 해외 구매 고가 물품 관세 논쟁이 불거진 것은 아이패드와 아이폰 밀수가 극성을 부리면서부터다. 16기가바이트급 아이패드는 중국에서 600달러(67만원) 선이지만 홍콩에서는 500달러(56만원)에 살 수 있어 단체구매 사이트 등을 통해 홍콩에서 대리 구매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해관총서가 해외 구매 고가 물품 과세 조치를 시행하자 "홍콩 관광에 악영향을 미칠 것"(제임스 톈 홍콩 관광 책임자)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