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1일 옵션만기일 충격에서 벗어나 석 달 만에 주가 80만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 강세 덕에 코스피지수는 사흘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삼성전자는 15일 3.86%(3만원) 오른 80만8000원으로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11일 3% 가까이 급락하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끝에 지난 8월9일(80만2000원) 이후 처음 80만원 선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7948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매물에 밀려 약세권에 머물던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의 상승폭이 커지면서 막판 반등,0.04%(0.69포인트) 오른 1913.81로 마감됐다. 외국인이 2293억원가량 순매수했지만 기관(923억원)과 개인(504억원)의 경계성 매물이 흘러나와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연일 뜀박질하던 현대차는 0.28% 내린 17만6500원으로 사흘 연속 하락,시가총액 2위 자리를 포스코에 다시 내줬다. 기아차현대모비스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함께 하이닉스(3.73%) LG디스플레이(1.05%) 삼성전기(2.86%)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는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급락 이후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진한 업황으로 선조정을 받은 IT주의 매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수출이 역대 최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으로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가격이 더이상 떨어지기 힘들 것이란 컨센서스가 형성돼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들에 저가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주식형펀드 포트폴리오 내 삼성전자 비중은 7~8% 선으로 시총 비중(11%)에 훨씬 못 미친다"며 "지난주 급락으로 악화된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관은 삼성전자 비중을 다시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가 한 차례 급락한 뒤 부담이 커진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고 내년 이익 사이클 전환이 기대되는 삼성전자가 향후 증시 반등을 견인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