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다제내성균)’에 대응할 수 있는 항생제 제조 원천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에너지연구센터 박승환 책임연구원은 식물에 존재하는 유용균으로부터 항생제 ‘폴리믹신‘의 생합성 효소 유전자를 확보하고 이에 대한 형질전환체 제작에 성공함으로써 슈퍼박테리아 대응 항생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고 15일 발표했다.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사업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과 ㈜제노텍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결과는 ‘저널 오브 박테리올로지’에 실렸다.

연구진은 패니바실러스 폴리믹사균 유전체에서 폴리믹신 생합성 효소를 만들어내는 유전정보를 최초로 밝혀내고, 이를 통해 폴리믹신을 생산하는 ‘고초균’의 형질전환체를 확보했다.또 이 형질전환체가 슈퍼박테리아를 치료할 수 있음을 보여 미국 내 특허를 최근 확보했다.패니바실러스 폴리믹사균은 식물뿌리에서 자주 분리되는 식물에 유익한 세균이며, 폴리믹신은 다제내성균 치료에 효과가 있지만 신장 및 신경독성을 유발해 주의가 필요한 항생제이다.고초균은 토양이나 마른 풀 등에 존재하는 균으로 산업용 효소나 항생물질,비타민,청국장 등 발효식품 제조를 위한 균주로 활용되고 있다.연구진은 이와함께 식물생장 촉진 및 식물병 제어와 관련된 다수 유전자를 발굴, 향후 친환경 농업에 필요한 미생물 비료나 농약 개발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박승환 연구원은 “탁월한 살균력에 비해 독성 문제로 활용성이 떨어졌던 폴리믹신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유전체 청사진을 확보한 만큼 차세대 항생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