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이 지주회사 격인 동양메이저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동양그룹은 동양종합금융증권,동양파이낸셜,동양캐피탈 등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동양생명보험 지분 중 46.5%를 보고펀드에 매각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동양메이저의 유상증자도 추진키로 했다. 동양은 그룹 차원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에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동양메이저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동양메이저 총 차입금 1조원

그룹 지주회사 격인 동양메이저는 2002년부터 자본잠식에 시달려 왔다. 레미콘 · 섬유 · 건설 사업부문에서 잇달아 적자를 낸 데다 주력 계열사인 동양시멘트 등의 부실과 맞물려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엔 건설경기 부진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동양메이저는 그동안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운영자금의 상당부분을 외부 차입으로 충당해 왔다. 2006년 5362억원이던 총 차입금은 2008년 8799억원,2009년 9600억원,올해(9월 말 기준) 1조174억원으로 불어났다. 차입금이 급증하면서 이자비용도 상당한 부담이 됐다.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탓에 10%에 가까운 고금리로 자금을 끌어 왔다. 순이익은 계속 감소하고 이에 따라 차입금이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동양메이저의 재무구조 악화는 그룹 계열사로 이전되면서 동반부실 우려가 제기돼 왔다. 결국 동양은 지난해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MOU)을 맺으면서 동양메이저를 비롯한 그룹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추진하게 됐다.

◆생명 지분매각,메이저 유상증자

동양은 약정 이행을 위해 알짜 계열사인 동양생명의 지분을 대거 내놨다. 주당 매각금액은 1만8000원으로,총 9000억원 규모다. 지분을 인수한 보고펀드는 기존에 동양생명보험 지분 13.5%를 보유한 2대 주주였으며,이번 주식 인수로 보유 지분이 60%로 늘어 1대 주주가 됐다. 보고펀드는 동양생명보험 지분 인수를 위해 6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펀드에는 국민연금이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동양은 대규모 지분을 매각했지만,동양생명보험의 현 경영진은 그대로 유지하며 보고펀드와 공동으로 경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보고펀드는 동양생명보험의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매각 지분에는 콜옵션이 부여돼 3년 만기 후에 동양이 보고펀드로부터 지분을 일정 가격에 우선 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양은 또 동양메이저 주식을 주당 5000원에서 500원으로 액면 감액하기로 결의했다. 동양메이저에 대한 대규모 유상증자도 함께 추진해 부채비율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동양메이저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과 유가증권 등 비핵심 자산도 매각,2400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내년 3월께 자본잠식 해소"

동양은 동양메이저 주식에 대한 액면 감액 후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엔 동양생명보험 지분 및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조달한 자금을 대부분 투입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액면분할 및 유상증자를 거치면 부채비율이 대폭 줄어든다"며 "내년 3월 전까지는 동양메이저의 자본잠식을 해소해 막대한 이자부담도 거의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양은 이번 동양메이저의 경영 정상화를 시작으로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제조부문과 금융부문을 망라해 통합 및 분할 작업을 벌여 동양메이저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체제 전환 작업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강동균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