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이 사모펀드(PEF)와 손잡고 광주은행 인수에 나선다. 전북은행 컨소시엄에는 중국 최대은행인 중국공상은행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 광주지역 상공인들과 대구은행도 광주은행 인수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광주은행 인수전은 3파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경남은행 인수전에는 대구은행과 부산은행,경남지역 상공인들이 나서고 있어 광주 · 경남은행의 매각작업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북은행,컨소시엄 구성해 입찰 참여

광주은행 인수전에서 전북은행 컨소시엄이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전북은행은 대신페가수스 PEF나 다른 외국계 PEF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광주은행 입찰에 참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행이 2000억여원을,다른 PEF가 그보다 많은 금액을 출자해 광주은행 지분 '50%+1주 이상'을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페가수스 PEF는 대신증권과 PEF 전문운용사인 페가수스프라이빗에쿼티가 만든 사모펀드로 전북은행 지분 4.87%를 가진 5대 주주다. 임용택 페가수스프라이빗에쿼티 대표는 전북은행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최대은행인 공상은행이 최근 컨소시엄 참여의사를 타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공상은행은 작년 순이익 1293억위안(약 22조원)을 기록한 중국 최대은행이다. 중국공상은행이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전북은행 컨소시엄은 안정적인 자금원을 확보할 수 있다. 전북은행(총자산 8조9000억원)이 자신보다 배 이상 큰 광주은행(총자산 17조9000억원)을 인수한다는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전북은행은 그러나 덩치가 큰 공상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자칫하면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도 있어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광주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광주은행 인수전에는 대구은행과 광주지역 상공인들도 나서고 있다. 대구은행은 광주 · 경남은행을 인수해 지방공동의 금융지주회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광주지역 상공인들은 '광주은행 인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경남상공인,재일교포 자금 유치

경남은행 인수전은 부산 · 대구은행과 지역상공인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 지역상공인이다. 김두관 경남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남은행 지역유치 투자인수단은 최근 재일교포 투자자와 2800억원 규모의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다. 투자인수단은 재일교포 자본과 지역 내 투자희망 기업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부산은행은 자체적으로 경남은행 지분 100%를 인수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미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자확약을 받아 놓았고 금융지주회사 설립도 신청한 상태"라며 "금융지주회사 산하에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에 따라 지분 100%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은 광주 · 경남은행을 함께 인수한다는 계획에 따라 UBS와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을 인수자문단으로 선정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역 기업들을 재무적 투자자로 확보해 오는 26일까지 두 은행에 대한 인수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광주 · 경남은행의 입찰 참여조건으로 '50%+1주 이상 지분인수나 합병'을 내세웠다.

하영춘/정재형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