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을 좌우하는 시간은 단 7초라고 합니다. 앨버트 메라비언 미 캘리포니아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주는 영향은 외모 · 표정 · 태도에서 55%가 결정되고,어떻게 말하는가가 38%,말의 내용이 7%라고 합니다. 어떤 이는 첫인상을 그 사람의 인품이라 부르고,어떤 이는 아우라(aura)라고 부릅니다. 아우라를 지닌 사람은 호의적인 인상을 줘서 상대방의 관심과 흥미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인간 관계를 맺는 데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서는 거죠.이를 통해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미지는 사실보다 강하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이미지 컨설턴트였던 토머스는 "당신은 시청자의 주목을 받아야 하는데,그것은 권리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지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은 권리가 아닌 의무란 말이겠죠.이미지는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왜곡될 수도 있는데,그 대표적 인물이 히틀러입니다.

히틀러의 이미지 메이커 괴벨스는 히틀러가 원하던 역동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연설이 있을 때면 라디오나 확성기 같은 미디어 테크놀러지를 동원했습니다. 수백개의 북소리와 함께 바그너의 웅장한 음악으로 좌중을 압도해서 단신의 외모와 부자연스러운 목소리가 내는 실제 이미지를 묻어버렸죠.그 결과 실제보다 강인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시각적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상징적인 도구 활용은 효과가 큽니다. 법조계에선 권력의 상징인 의사봉을 사용합니다. ASEM,APEC 등 연합의 지지를 다지고자 하는 정치인은 연합과 관련된 로고가 장식된 재킷을 입고,공장에서 타이를 매지 않거나 모자를 쓰는 CEO는 스스로 근로자임을 나타냅니다. 정치인들은 환경과 배경을 통해 이미지를 완벽하게 재창조하는데,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환경에 대해 주창할 때 서부 국립공원을 택했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 때도 항상 어린이가 등장하는데,이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당신의 페르소나를 살펴라

옷을 잘 못 입는 사람을 보면 그 옷 자체에 주목하게 되지만,옷을 잘 입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 전체를 주목하게 됩니다. 존경받는 사회적 리더로서,CEO의 페르소나를 갖추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옷차림입니다. 페르소나는 타인에게 투사되는 외관,즉 남에게 비쳐지는 자신의 이미지란 뜻입니다.

영향력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추구하는 리더십을 완벽히 전달할 수 있도록 페르소나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리더십의 스타일과 페르소나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비판적인 시각만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옷이 우리의 행동과 감정을 규제하기 때문이죠.여러분도 몸에 잘 맞는 멋진 정장을 입는 순간 스스로 탁월하고 준비된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클라이언트와 상호 작용하기 위한 옷차림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어떤 경영자는 클라이언트의 옷차림보다 약간 떨어지는 수준을 유지해야 클라이언트를 배려하는 것이며,자신이 사치스럽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페르소나를 형성하기 위한 옷차림이란 지위와 관련된 기대치에 부합하는 옷차림을 하거나,클라이언트와 비슷한 혹은 한 단계 더 나은 옷차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소에 즐겨 입는 비즈니스 캐주얼에 제3의 아이템을 추가하는 것 역시 한 단계 나은 옷차림이 될 수 있습니다. 제3의 아이템이란 남자의 경우 조끼나 재킷,여자는 스웨터나 스카프 정도가 적당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약간 차별화함으로써 주목을 끌라는 뜻입니다.

#스타일 척도에 따른 권위효과

그래도 옷차림보다 속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분들은 '권위의 효과(authority effect)'에 대해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권위를 상징하는 옷차림에 따라 사람들의 태도나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콘셀 이미지 매니지먼트 연구소(Conselle Institute of Image Management)에서는 '스타일 척도(style scale)'를 개발해 옷차림을 통한 이미지 등급을 4단계로 제시했습니다. 1에 가까운 옷차림일수록 권위가 낮고,4에 가까울수록 권위가 높았습니다. 가령 4등급에 속하는 권위가 매우 높은 옷차림은 바지와 재킷으로 구성된 슈트에 셔츠와 넥타이를 착용한 스타일인데,이때 슈트와 셔츠 사이의 대조가 극명하거나 선의 각이 뚜렷할수록 외모의 권위가 높아진다고 보았습니다.

가장 권위 있는 상황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등급에 맞는 옷차림도 중요하지만 가급적 체형에 맞게 맞춰 입거나 고쳐 입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성공적인 옷차림의 열쇠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브랜드를 찾고,필요에 따라 수선할 수 있는 질 좋은 옷을 구입해서 몸에 꼭 맞도록 고쳐 입는 것입니다. 고급 슈트를 잘못 입었을 때 이미지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입니다.

#인격을 표현하는 옷차림

역사 이래 의복은 이미지 표현을 위해 즐겨 사용됐습니다. 페르시아 제국을 정복한 알렉산더는 페르시아 옷을 입음으로써 페르시아 사람들의 수치심과 굴욕감을 완화시켰고,기근이 있은 뒤 아일랜드를 방문했던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폭도들의 야유를 받던 상황에서 아일랜드 국장이 표시된 드레스를 통해 오히려 이 방문의 성격을 홍보용으로 바꿔 엄청난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의상은 매우 자세하고 민감한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사람들 또한 이 메시지를 능숙하게 해석합니다. 의상은 그 사람의 지위와 스타일,패션감각,직업,국적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빼놓을 수 없는 매체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리더들이 선택한 의상은 그들의 인격을 간접적으로 표현해 준다는 것입니다.

성공하고 싶다면 성공한 사람처럼 입으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실제로 성공의 길을 열어주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반드시 자신의 본분에 맞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미국 최초의 옷 컨설턴트로 유명한 존 몰레이는 수많은 실험연구를 통해 남성의 옷차림이 조직 내에서의 신뢰도,이성으로부터의 호감이나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성취도와 관련이 있음을 밝혀왔습니다. 옷은 비즈니스를 하는 CEO들에게 중요한 부분입니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만나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며,대접받는 결정적인 요인이 됩니다.

자신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세련된 외모나 유창한 언변이 성공에 필요한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멋진 카리스마 뒤에 숨겨진 됨됨이,즉 그 사람의 경험이나 업적,성실성 같은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성공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외형의 카리스마를 먼저 확보하지 못한다면 여러분이 구축한 리더십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김미경 숙명여대 리더십개발원 교수

△숙명여대 의류학과 졸업,숙명여대 의류학 석사ㆍ박사 △전 건영통상 디자인실장ㆍ광주여자대학 패션디자인학과 교수ㆍ광주패션협회 이사
kimmk@sookmyung.ac.kr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