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곽노현 서울교육감,기업 인사담당자에 “특성화고 졸업생들 많이 뽑아주세요.”
*15일 ‘기업 인사담당자와 서울교육감 간담회’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종착역은 결국 기업입니다.학생들에게 희망의 불을 지펴주세요.”(곽노현 서울교육감)
“기업이 왜 특성화고 졸업생을 뽑지 않느냐에 앞서 학교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더 많습니다.”(기업 인사담당자) 서울교육청 주최로 15일 열린 ‘기업 인사담당자와 서울교육감 간담회’에 참석한 각 기업 관계자들은 “당장 특성화고 취업률 제고를 위한 대책보다는 교육청과 각 학교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이같이 조언했다.곽 교육감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생명,KT,SK,하이닉스반도체,CJ제일제당,두산인프라코어 등 대기업 인사담당자 및 한국경총,대한상의 등 유관기관 관계자 15명이 참석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률 제고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곽 교육감의 요청에 직설적인 조언들을 쏟아냈다.이만희 두산인프라코어 부장은 “기업이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고졸 남학생들을 뽑기엔 인력 운용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병역과 관련한 제도 개선이 먼저”라고 잘라 말했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업무 능력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남건욱 하이닉스반도체 부장은 “고졸자들을 대상으로 한 입사시험에서 초등학교 수준의 문제도 풀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학력 수준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강한승 KT 차장도 “특성화고 졸업자가 전문대 졸업자와 비교해 차별화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본 인성 교육에 더욱 충실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전종민 SK그룹 차장은 “셀 수 없이 많은 기업들의 각기 다른 인재상을 고교가 전부 맞추려고 하기보다는 인성 등 보다 기본적인 교육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기업에 대한 인식 교육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상진 삼성생명 과장은 “고졸자 취업을 위해 학교마다 일정 수의 학생 추천 의뢰를 받고 있지만 매년 추천 학생 수를 채우는 학교가 드물 정도”라며 “조금만 성적이 높아도 모두 대학에 진학하려고만 하는 학생들의 인식을 학교가 바꿔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곽 교육감은 “취업 희망자를 최대한 확보하고 학생들의 취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들을 만들겠다”며 “이와 함께 각 기업이 학생 현장실습 프로그램 제공,회사 인재개발원 연수 지원,CEO 특강 등 협력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