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융합하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컨버전스 시대는 工형 인재를 필요로 한다. "

김인 삼성SDS 사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한국코치협회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제7회 대한민국코치대회에서 '컨버전스 시대 기업의 인재상'이란 주제강연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I형,전문성과 폭넓은 상식을 갖춘 인재가 T형이라면 工형 인재는 전문성과 폭넓은 상식에다 배려와 협업으로 조직의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유형이다.

김 사장은 "기업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진화하고 있는 요즘의 화두는 컨버전스"라며 "과거에는 한두 명의 똑똑한 사람이 조직을 이끌어갔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이 인터랙티브(interactive)한 협업과 소통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나가는 집단지성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농경사회가 혼자서 모든 일을 하는 독립(independent) 시대였고,산업사회는 지시와 명령에 의한 반응(reactive) 시대였지만 정보화 사회는 상호협력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게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인과 조직이 잠재력을 극대화해 최상의 가치를 끌어내는 코칭을 통해 컨버전스 시대에 맞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며 "기업이 원하는 인터랙티브한 인재는 코칭 스킬을 갖고 있으면서도 가슴으로 상대를 보듬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수 전 듀폰 아시아 · 태평양 회장은 '글로벌 경쟁,글로벌 탤런트,글로벌 리더십'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모든 사람들이 이기는 것에 너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제는 윤리의식과 변화,창조,환경,안전의식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며 코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생산성 향상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재 양성을 꼽았다. 김 전 회장은 "대부분의 CEO들이 중요한 사업을 앞두고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데,이는 리더가 배치에만 관심이 있고 인재 개발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조직의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능력 있는 후계자를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현숙 한국코칭센터 사장은 "기업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코칭이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제너널일렉트릭(GE),존슨&존슨,델,IBM,와이어하우저,아메리카은행,펩시콜라,시스코 등 코칭 활용 기업들을 예로 들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코칭 문화의 역할모델이 될 수 있는 리더를 양성하고 △코칭 성과를 비즈니스 성과와 연계하며 △조직문화 변화를 이끌 경영진도 코칭을 받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이들 기업은 또 코칭 활동에 대해 인정하고 보상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코칭을 다른 인적자원 관리시스템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대회에서는 LG이노텍과 포스코의 코칭 활용 사례도 발표됐다. LG이노텍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고,생각을 자극하는 질문을 통해 소통하란 뜻으로 청정문(廳情問)이란 코칭제도를 도입,개인과 조직의 성장성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포스코는 코칭을 통해 노사안정과 보임자의 리더십 향상,지식경영 활성화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재우 한국코치협회장(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대회사에서 "선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티칭이 아닌 코칭이 조직관리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칭은 지식을 밖에서 안으로 주입하는 것인 데 비해 코칭은 각자의 안에 내재된 위대함(greatness in you)을 밖으로 꺼내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수만가지인데,그것들을 스스로 깨우치게 해서 재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코칭"이라며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의 목표가 뭐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을 못하는데,코치가 1주일 동안 생각해서 당신의 묘비명을 써보라고 유도하면 그 과정을 통해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3년께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코칭 경영'이 글로벌 기업들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코칭은 또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치유하는데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에는 '루저'가 너무 많다. 대학,직장만해도 원하는 곳에 못 들어가서 좌절감을 맛본 사람이 95%는 될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정신적 루저'들을 코칭을 통해 치유하는 방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