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14일 단행한 내각 개편의 후폭풍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야당과 일부 언론의 깎아내리기는 예상됐던 지만,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솥밥’을 먹다 떠나게 된 일부 각료들이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가장 아픈 일격을 가한 전직 각료는 2주 전까지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로 부각됐던 장 루이 보를루 전 환경지속발전장관이다.중도 정당 출신인 그는 ‘모욕감’ 때문에 사르코지 대통령이 제의한 외교장관과 재경장관을 거부했다는 사실까지 공개하면서 사실상 2012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수개월 전 총리를 준비해 보라는 언질을 받은 이후 오로지 총리직에만 전념해온 그는 연금개혁 입법안이 시행된 후 비록 우파 내각이지만 노동자 친화적인 정부로 변화시켜보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내각 개편 결과에 상당한 ‘배신감’을 느낀 것 같다는 것이 프랑스 언론매체들의 분석이다.

또 다른 중도파인 신 중도당 대표로 이미 오래전에 대권 출마 의사를 피력했던 에르베 모랭 전 국방장관도 경질이 확정되자 새 내각을 ‘2012년 대선 캠페인 팀’이라고 깎아내렸다.그는 “프랑스는 다원주의를 필요로 하며 민주주의는 균형을 필요로 한다”며 “그러나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4월 이후 이런 명제에 동의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정부에 남을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대선 재출마를 꿈꾸고 있는 사르코지 대통령으로서는 우파의 표를 잠식하는 중도정당 후보의 난립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이와 관련,일간지 르몽드는 중도우파 유권자들의 표심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사르코지 대통령과 중도파들이 충돌하는 모습은 사르코지는 물론 중도파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교장관과 파델라 아마라 도시정책담당 국무장관과,라마 야드 스포츠담당 국무장관 등 사회당 출신의 장관 3명이 모두 경질된 것도 사르코지에게 부담이다.

이번 개각에 대해 야당인 사회당의 마르틴 오브리 대표는 ‘공연한 법석’을 떨었다고 혹평했으며,진보 성향의 라 리베라시옹 신문은 “총리가 대통령을 유임시킨 것”이라는 촌평을 내놨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