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들의 리얼한 전투극이 안방극장을 역전시킬 태세다.

15일 방송된 MBC 월화극 '역전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김남원/제작 유니온 엔터테인먼트) 9회 분은 시청률 19.5%(AGB닐슨미디어리서치 수도권)를 기록, 광저우 아시안 게임의 생중계도 제치며 시청률 급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9일 기록했던 14.9%보다 무려 4.6%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역전의 여왕' 9회분에서는 냉혈하고 직장 잔혹사가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특히 반강제적으로 희망퇴직 했던 봉준수(정준호)는 한상무의 부름을 받고 기획팀에 재입사를 하면서 구용식(박시후)에 대한 복수와 직장 내에서의 성공을 위해 특별기획팀과 기획팀의 신제품 기획 경쟁 PT를 앞두고 자신의 아내 황태희(김남주)의 기획안까지 빼돌리는 무리수를 뒀다. 그런가하면 퀸즈그룹의 전사원들이 워크숍을 간 상황에서도 한상무(하유미)와 백여진(채정안)은 쉴 새 없이 상대를 경계하며 암투를 계획해 긴장을 이끌었다.

특히 한상무는 냉혈하고 현실적인 말로 봉준수의 전투력을 자극했다. 왜 자신을 다시 재입사시키려 하냐는 봉준수의 물음에 한상무는 "배가 불러서 늘어진 사자는 더 이상 맹수가 아니라지? 눈이 돌아가고 숨이 목 끝에 깔딱대게 붙을 정도로 배가 고파봐야, 파리나 쫓던 사자의 꼬리가 꼿꼿하게 서고 근육이 팽팽해지면서 용맹하고 잔인한 맹수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는 얘기야"라고 말한다.

또한 황태희의 기획안을 빼돌리라는 제안에 준수가 못하겠다고 하자 "그렇게 못하겠다..못하겠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온 거 아냐? 지 가족 하나 책임지지 못해서, 나 짜른놈 밑으로 와이프 밀어넣고. 그런 꼴까지 당하고도, 여전히 못하겠다.. 이 소리 하는 사람이면. 나도 더는 기대 없어"라며 봉준수를 부추겨 결국 기획안까지 빼돌리게 된다.

이밖에도 박시후는 꼬픈남의 매력을 100% 발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헬스장에서 한상무와 만난 박시후는 자신의 특별기획팀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며 한상무의 차가운 말을 위트로 받아쳤다. 또한 황태희가 시댁에서 들고 오는 사골을 들어다 주다 자신의 군대선임이었던 봉준수가 먹을 것이란 걸 알고 괜히 불평을 늘어놓는 모습도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 무엇보다 마지막 장면에서 봉준수에게 백여진이 키스하는 장면을 황태희가 못 보게 하기 위해 막아서는 장면은 키다리아저씨를 꿈꾸는 여심의 마음을 흔들었다.

시청자들은 "직장에서 존재하는 생존 경쟁을 리얼하게 보여줘 씁쓸하면서도 이해받는 듯 한 공감을 느끼게 된다", "박시후의 귀여운 매력에 빠지고 봉준수에 대한 옛연인 백여진의 절절한 마음도 이해돼 누구편을 들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다양한 시청소감을 전하며 앞으로의 극전개에 큰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 사진 유니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