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새주인을 결정하는 우선인수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둔 16일 인수주체로 현대그룹이 유력할 것이라는 소식이 시장에 번지고 있다.

이에 인수주체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그룹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현대차그룹 관련주들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본입찰시 제시한 인수대금이 5조원을 웃돌았다는 일부 언론매체의 보도가 나오면서 현대그룹주들은 낙폭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현대그룹이 5조원 이상을 제시했다면 그룹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자기자금으로 인수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으나, 현대그룹의 경우 대부분 돈을 빌린 것 아니냐"며 "'승자의 저주'란 말이 나돌 정도로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는 그룹 전체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합병(M&A)을 위해 마련해 뒀다는 당초 4조8000억원 수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인수대금이 4조8000억원 정도여도 그룹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현대그룹의 재무적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고, 결국 현대상선 등 계열사 등을 통해 차입금을 갚아야 할 처지에 놓여 관련주들도 주가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