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가 매우 어려운 악성 뇌종양(악성 신경교종)이 방사선치료 후 줄기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를 할 때 더욱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국내 연구팀이 입증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전신수 교수팀은 악성 뇌종양 치료에서 방사선 치료를 먼저 실시한 후 성체줄기세포 중 하나인 제대혈 유래 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s)를 이용해 뇌종양 세포를 추적해 이를 파괴하는 줄기세포 치료를 실시했을 때 효과가 더욱 증진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권위지인 ‘줄기세포(Stem Cell)'의 2010년 10월 인터넷판에 게재되었다. 악성 뇌종양은 연간 약 500명에서 발병하며 외과적 수술치료와 항암 및 방사선 치료로 이뤄진다. 하지만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려워 재발의 위험이 높고,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해도 예후가 불량해 평균 생존기간이 1~2년으로 짧은 난치성 질환이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뇌종양을 유도한 실험용 쥐에 먼저 방사선을 조사한 후 암세포만을 골라서 죽일 수 있는 세포사멸 유도물질 유전자인 TRAIL(이하, 트레일)을 분비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간엽줄기세포를 이식했다. 간엽줄기세포는 종양세포를 따라 이동하는 성질이 있는데, 이식된 간엽줄기세포가 암세포를 찾아 이동하면서 트레일을 분비해 종양의 크기를 감소시킨다. 연구팀은 이 때 방사선을 조사받은 암세포에서 간엽줄기세포의 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사이토카인(신체의 방어체계를 제어하고 자극하는 신호물질)과 트레일에 대한 수용체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즉, 방사선 조사를 받은 암세포로 더 많은 간엽줄기세포가 이동해 트레일을 분비했으며, 트레일 수용체 증가로 암세포의 사멸이 촉진되어 치료효과를 극대화 시킨 것이다. 따라서 방사선 조사 후 간엽줄기세포를 이식한 실험군의 생존율 및 종양크기 분석결과 간엽줄기세포만을 이식한 대조군에 비해 뛰어난 항암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악성 뇌종양 환자들이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되는 것을 착안했으며, 특히 제대혈 유래 간엽줄기세포은 탯줄 추출로 획득이 용이하고 동종이식 시 면역반응의 위험이 적은 점을 보유한 성체 줄기세포 연구로 악성뇌종양 치료에 대한 임상적용 가능성을 한 층 더 높인 것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전신수 교수는 “악성뇌종양에 줄기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암환자 증가 추세에 따라 뇌종양 뿐 만 아니라 백혈병, 유방암, 위암, 간암 등 고형암에서 전이된 2차성 뇌종양 환자에게도 매우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어 임상적용이 한층 빨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암정복 추진 연구개발사업” 중 임상적용을 위한 “이행성 암연구 특별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 중이다. 한편, 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연구는 한국의 전신수 교수 이외 미국 최고의 암연구소인 앰디 엔더슨 암연구소와 하버드대학(의대)에서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