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뇌종양(신경교종)을 방사선치료 한 뒤 항암 유전자를 가진 줄기세포를 투여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국내에서 성공을 거뒀다.

전신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뇌종양을 유도한 실험용 쥐에 방사선을 조사(照射)한 뒤 암세포만을 골라 죽일 수 있는 세포자살 유도물질을 분비하는 트레일(TRAIL) 유전자를 발현시킨 간엽줄기세포를 이식한 결과 간엽줄기세포만을 이식한 경우에 비해 뛰어난 항암 효과를 보였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 분야의 권위지인 '스템셀' 10월호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제대혈(탯줄) 유래 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s)는 성체줄기세포의 하나로 뇌종양 세포를 추적해 파괴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방사선을 조사받은 암세포로 더 많은 간엽줄기세포가 이동해 트레일을 분비했으며,암세포에서 트레일 수용체의 발현이 증가해 암세포 사멸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악성 뇌종양은 국내에서 연간 약 5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데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고 재발 위험이 높으며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해도 평균 생존기간이 1~2년으로 짧은 난치성 질환이다.

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백혈병 유방암 위암 간암 등의 고형암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제대혈 유래 간엽줄기세포는 탯줄에서 추출해 얻기 쉽고 동종이식해도 면역거부반응 위험이 적어 비교적 빨리 임상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