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유(디젤) 값이 휘발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의 전력공급 제한조치로 중국 내 자가발전을 위한 경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국내 경유 값 상승세도 휘발유를 앞지르고 있다.

1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 경유 가격은 전날 배럴당 99.67달러를 기록해 이달 들어 6.7달러(7.2%) 인상됐다. 반면 휘발유는 같은 기간 4.62달러(5.2%) 올라 배럴당 91.99달러를 기록했고,원유인 두바이유는 84.43달러로 3.9달러(4.8%) 올랐다.

이처럼 국제 경유 값의 상승폭이 두바이유나 휘발유에 비해 가파른 것은 최근 중국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전력 공급 제한으로 자가 발전용 경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 남부 및 동부연안 지역에서 경유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에 따라 지난주부터 경유의 원유가 대비 스프레드(마진폭)가 연중 고점인 배럴당 14달러를 웃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유 값도 전날보다ℓ당 3.22원 오른 1516.55원(오후 2시 기준)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선 8.93원 상승했다. 휘발유(1714.77원)가 전날보다 2.23원,이달 들어 7.71원 오른 데 비해 상승폭이 훨씬 크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미국의 2차 양적완화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석유수출국기구(OPEC)의 2012년 석유 수요 증가 전망 등의 영향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석유 값도 최근의 보합세에서 벗어나 다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국제 유가가 국내 석유제품 시세에 반영되는 데는 2주가량 걸린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