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新격전지 南美 잡아라"…현대차, 12월 브라질 공장 착공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16일 브라질 상파울루를 찾았다. 이르면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공장 착공식을 점검하고 현지 시장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현대 · 기아차 도요타 GM 등 자동차 업체들이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남미 시장은 중국이나 인도,러시아 등의 신흥시장과는 달리 토종 업체가 거의 없는데다 신차 수요도 매년 급증하고 있어 차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업계는 칠레에 이어 페루와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게 돼 투자확대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남미에선 수입 업체들 간 혈투

세계 8번째 경제 대국인 브라질에선 유럽과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 · 기아차가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브라질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는 이탈리아 피아트다. 올 1~9월 57만대가 팔려 23.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폭스바겐(21%),GM(19.6%),포드(10%),르노(4.4%)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증가율 면에선 현대차와 기아차가 가장 높았다. 현대차는 올 1~9월 7만1425대로 작년 동기보다 41.3%,기아차는 4만3689대로 220.4%씩 판매량을 늘렸다. 두 회사의 점유율은 2.9% 및 1.8%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브라질에서 i30와 투싼,포터 등을 밀고 기아차는 포르테와 스포티지,쏘울 등을 주력 제품으로 밀고 있다.

2004년 한국과 FTA를 체결한 칠레에선 한국 및 일본 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올 들어 3분기까지 2만5255대를 팔아 전체 2위(점유율 12.5%)를,기아차는 4위(9.1%)를 기록했다. 주로 GM대우에서 만든 차를 들여와 팔고 있는 GM이 16.8%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 업체들의 경우 닛산이 3위(12.3%),도요타 5위(8.6%), 스즈키 6위(6.4%) 등이다. 페루에선 도요타가 올 1~9월 1만9466대로 1위였으며,현대차(1만922대),닛산(8260대),기아차(7274대) 등이 선두권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현대차 · 도요타 신공장 착공

자동차 업체들은 공장 신설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남미 각국이 올해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자동차산업협회는 자국내 판매량이 올해 340만대에 달하면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엔 독일에 이어 5위였다. 아르헨티나 자동차협회 역시 올 생산량이 70만대,판매량이 63만대를 각각 처음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다음 달 브라질 상파울루 북서쪽 피라시카바시에 연산 1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i20와 비슷한 해치백 스타일의 소형차를 생산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등 인근 지역으로도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 만도 등 부품업체들도 인근 지역에 별도 공장을 짓기 위해 터닦기 공사를 진행 중이다.

도요타는 지난 9월 상파울루주 소로카바시에서 제2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약 6억달러를 투자해 2012년 하반기에 준공한다는 목표다. 연산 7만대 규모다.

혼다는 내년 상반기부터 아르헨티나에서 소형차를 생산하기 위해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 공장 건설을 재개했다. 포드는 인도에서 생산 중인 소형차 피고를 남미 지역으로 수출하기로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